이경래 신부 칼럼  
 

바보 하느님(마태 17:10-13)
작성일 : 2020-12-11       클릭 : 501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오늘의 말씀: “그러나 사람들이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

 

오늘의 묵상: 바보 하느님

 

학생시절 신학강의에서 신의 예정과 인간의 자유의지에 대한 논쟁을 배웠던 기억이 납니다. 이 논쟁에 대한 대략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신의 예정설을 주장하는 신학자는 신은 전지전능하기 때문에 모든 것을 알뿐만 아니라 만물은 그의 섭리 안에 다 들어있다고 합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그럴 경우, 인간의 자유의지는 존재할 수 없게 되며, 인간은 신이 조종하는 꼭두각시에 불과하기 때문에 이러한 인간의 행위를 신이 심판한다는 것은 말도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들은 비록 신이 전지전능하지만 신은 인간에게 자유를 주었기 때문에 자유로운 존재인 인간이 주체적인 의지를 가지고 자신의 행위, 자신의 인생을 선택할 때 전지전능한 신도 어찌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오늘 복음말씀을 읽으며 오래 전 기억이 떠오른 것은 하느님의 구원도 인간의 응답, 우리의 협조가 없으면 이루기 힘들다는 것을 다시금 느꼈기 때문입니다.

오늘 성서구절을 보면 메시아의 오심을 갈망하던 사람들의 질문에 예수님께선 하느님은 그에 앞서 예언자를 보냈으나 사람들은 그를 알아보지 못하고 제멋대로 다루었다고 대답하십니다. 그리고 메시아가 온다고 해도 사람들은 예전처럼 그렇게 다룰 것이라고 언급하십니다.

하느님 입장에서 생각해 볼 때, 이것은 구원의 딜레마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하느님은 당신이 손수 창조한 인간에게 당신도 함부로 간섭하지 않을 자유라는 큰 선물을 주셨습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그 자유가 구원의 커다란 걸림돌이 되어 오늘날 우리들까지 주님과 그분이 파견하는 은총의 사건과 사람들을 알아보지 못하고 배척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어떤 의미에선 하느님은 참 바보 같습니다. 당신이 그토록 사랑하는 인간들로부터 지속적으로 배신과 배척을 당하니 말입니다. 그렇지만 저는 그 바보같은 사랑에 감사합니다. 만일 하느님이 우리처럼 영악하셨거나 우리수준과 같은 얄팍한 인내심을 가졌다면 벌써 우리 인간은 멸종되어도 벌써 멸종되었을 것입니다.

오늘복음을 묵상하며 하느님의 이 바보같은 사랑에 감사와 찬양을 드립니다. 그리고 우리가 이 하느님의 대자대비하심을 깨닫고 그분이 계속해서 보내시는 의로운 사람들을 알아보고 그들을 영접할 수 있게 눈을 뜨게 해 달라고 간구합니다.

 

오늘의 기도: 구원자 예수님, 당신과 당신이 보내시는 신호를 감지하고 응답하는 은총을 주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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