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부활 밤)
작성일 : 2023-04-08       클릭 : 120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230408 가해 부활 밤

로마 6:3-11 / 마태 28:1-10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

 

 

교회는 공식적으로 두 개의 신경(信經)으로 우리의 믿음을 고백합니다. 하나는 사도신경(Apostles’ Creed)이고, 또 하나는 니케아 신경(Nicene Creed)입니다. 사도신경은 가장 오래된 신앙고백문 중 하나로서 사도들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감사성찬례와 아침, 저녁으로 하는 성무일과 때 사용합니다. 그리고 니케아 신경은 그리스도교가 로마제국의 공식종교가 된 후인 325년 니케아 공의회에서 교회 안에 있는 혼재되어 있는 신학이론을 정리하여 정통교리를 확립하기 위해 만들어졌습니다. 우리 기도서에는 주일과 대축일에는 니케아 신경을 권장하고 있지만, 역사적으로 더 오래되고 초대교회의 신앙고백에 더 가까운 사도신경으로 기도하는 것도 허용하고 있습니다.

부활절을 맞아 저는 신경 마지막에 있는 신앙고백에 대하여 함께 생각해 보자고 초대합니다. 먼저, 사도신경에는 죄의 용서와 몸의 부활을 믿으며 영원한 생명을 믿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이에 반해, 니케아 신경에는 죄를 용서하는 하나의 세례를 믿으며, 죽은 이들의 부활과 후세의 영생을 믿고 기다리나이다라고 고백하고 있습니다. 부활에 대한 이 두 가지 신앙고백문 중, 저는 믿음의 원형에 가까운 사도신경을 택해서 성찰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우리가 부활을 믿습니다라고 고백할 때, 거기에는 3가지 핵심내용이 들어갑니다. 그것은 죄의 용서’, ‘몸의 부활’, 그리고 영원한 생명입니다.

먼저, 부활은 죄의 용서입니다. 사도 바울은 로마서에서 아담과 예수 그리스도를 다음과 같이 대비시키며 말씀하십니다:“한 사람이 죄를 지어 이 세상에 죄가 들어왔고, 죄는 또한 죽음을 불러들인 것 같이 모든 사람이 죄를 지어 죽음이 온 인류에게 미치게 되었습니다. (로마 5:12)여기서 아담은 죄악의 나라에 빠져 살고 있고, 죽음을 향해 가고 있는 우리 인류를 상징하는 인물입니다. 창세기를 보면, 하느님께서 세상만물을 창조하실 때 죽음을 만들었다는 말은 없습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은 생명의 원천이고 그래서 하느님과 연결된 존재는 죽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에덴동산 이야기를 통해서 알 수 있듯이, 인간이 사탄의 유혹에 빠졌다고는 하지만 어찌되었던 자신의 자유의지로 생명의 원천인 하느님이 아닌 자신만을 우선으로 하게 되었고, 그 결과 하느님과 그리고 모든 생명과의 연결고리가 끊어지고 자기만의 세계에 결박 당해 버렸습니다. 성서는 이것을 죄가 들어오게 되었다고 표현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인간과 모든 생명체는 자신들이 살기 위해서 상대를 죽여서 먹여야 했고, 그것은 곧 죽음과 교감하는 일이 되었습니다. 다시 말해, 인간을 비롯한 동물들은 한시적인 생명유지를 위해 먹지만, 그것은 상대의 죽음을 먹는 것이고 종국에는 본인들도 죽음을 맞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부활하셨다는 것은 그러한 죽음이 힘을 잃었다는 것을 힘차게 선포하는 것이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존재들도 그러한 질곡에서 빠져나올 수 있게 된 것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사도신경에서 고백하는 죄의 용서라는 말은 바로 이런 의미인 것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통하여 모든 죄의 결과인 죽음이라는 근원적인 죄와 근본적인 두려움에서 해방되었음을 기뻐하게 됩니다.

다음으로, 그리스도교가 믿는 부활은 몸의 부활입니다. 지금도 그렇지만 예수님 시대 사람들은 영혼불멸은 그럭저럭 받아들였지만, 몸이 다시 산다는 것은 터무니없는 소리로 여겼습니다. 그래서 몸의 부활은 예나 지금이나 비신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 신앙인들 조차도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참 힘든 신앙신조입니다. 여기서 몸이란 생물학적 측면에서 보면 살과 뼈,피와 물로 이루어진 육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 몸은 7년을 주기로 교체되는 세포들의 집합입니다.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우리는 7년마다 다른 몸을 가진 다른 존재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그렇게 여기질 않습니다. 왜냐하면 우리 몸은 단지 세포들의 집합만이 아니라 거기에서 영혼이라는 정신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우리 신앙의 언어로 표현한다면 하느님의 숨결이 들어간 몸입니다. , 우리의 몸은 보이지 않는 영과 보이는 물질이 긴밀히 연결된 관계성인 것입니다. 그런데 죽음은 이 관계성이 깨진 상태를 말합니다. 그러나 부활은 이 관계성이 회복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부활로 생성되는 몸은 유한한 세포라는 물질이 새로운 차원으로 진화된 몸입니다. 그 몸은 시간이 되면 소멸되는 몸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인 하느님과 연결된 거룩한 몸인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은 바로 그것을 보여주신 것입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의 부활을 통해 물질이 생명과 사랑으로 온전히 변화되어 모든 생명의 원천이신 하느님과 상통하게 된다는 희망을 갖게 됩니다.

마지막으로 부활은 영원한 생명입니다. 인간은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모두가 영원한 생명, 즉 영생(永生)을 갈망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언젠간 우리모두는 죽습니다. 이처럼 영생에 대한 갈망과 죽음이라는 단절 사이에서 우리는 구원(救援)을 간구합니다. 예수님의 부활은 이 구원이 머나먼 미래가 아니라 바로 지금 이루어졌다는 것을 보여준 사건입니다. 예수님의 부활로 하느님나라가 임재(臨在)한 것입니다. 이런 이유로 교회는 이 세상이 언젠가 구원받을 지도 모른다고 말하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구원이 일어났고 우리가 구원받았다는 것을 믿는다고 선포합니다. 이제 영원한 생명은 죽은 다음 단계에서 발생할 보험이나 보증수표가 아니라, 지금 여기서부터 시작되는 변화된 삶입니다. 예수님을 따르던 제자들을 비롯하여 초대교회 신자들 그리고 교회역사를 통해서 그것을 믿고 실천한 신앙의 선조들은 이 믿음을 고백하였고, 온갖 죄와 모순이 가득한 이승에서부터 영생의 길을 걸어가셨습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우리는 매일 성무일과에서 그리고 매 주일 예배에서 신경(Creed)을 고백합니다. 그렇지만 우리는 습관적으로 기도할 때가 많습니다. 오늘 주님의 부활을 기념하면서 우리 신앙의 핵심인 신경을 다시 한번 생각하고 이 안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기길 바랍니다.

우리가 사도신경 혹은 니케아 신경으로 우리 신앙을 고백할 때, 우리는 그리스도교라는 단체에 소속된 회원강령을 낭독하는 차원으로 머물면 안 됩니다. 오늘날 우리 신앙인들은 신경에 나타난 이 믿음과 희망과 사랑을 회복해야 합니다.  비록 우리가 아직 이 땅에 매여 있어서 다른 세계가 무엇인지 정확히 모르지만,우리는 예수님의 부활로 그 다른 세계,그 새로운 차원이 지금 여기 우리에게 드러났음을 기뻐합니다.

부활 밤 설교를 마치며 저는 충만한 기쁨을 갖고서 여러분에 다음과 같이 기쁜 소식을 선포합니다: “그리스도께서 부활하셨습니다! 참으로 부활하셨습니다! 할렐루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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