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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1년] 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기 / 전해주

작성일 : 2015-05-07       클릭 : 424     추천 : 0

작성자 성공회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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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기뻐하고 함께 슬퍼하기
 
* 전해주
 
 
1987년, 영국 런던 최대의 지하철역인 '킹 크로스'역에서 대형 참사가 있었습니다. 저녁 퇴근시간 인파가 몰리는 지하철역 에스컬레이터 밑에서 불길이 치솟으면서 짙은 연기가 역내를 뒤덮었고 역내에 대피령이 내려진 가운데 화염은 거대한 화염구를 형성하며 통로로 번져나가 대피하려는 시민들의 길목을 막아섰고 짙은 연기와 유독가스로 가득한 역내에서 결국 31명이 숨지고 50여명이 다쳤습니다.
 
이 사건에 대해 영국경찰은 1년여에 걸친 원인조사와 수사를 진행했습니다. 두 번에 걸친 실물 모의실험도 했답니다. 그래서 밝혀진 보고서에 의하면, 당시 에스컬레이터에는 목재가 사용되었는데 나무로 된 이 에스컬레이터에 누군가 담뱃불을 버려 결국 화재로 인한 대참사가 일어난 것으로 판명되었습니다. 그리고 25년 후인 2012년에 런던시가 희생자 가족들에 대한 보상과 치료를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의회에 보고했습니다. 런던시는 25년 동안 그 희생자들에 대한 보상과 그 가족들을 위한 꾸준한 심리치료를 해왔던 것입니다.
 
하나 더 이야기할까요? 1995년, 일본에서 발생한 지하철 독가스 테러 사건. 신경가스의 일종인 사린(Sarin)이라는 독가스가 살포돼 11명이 사망했고 3500여명이 중독되어 치료받는 사건이 발생했었습니다. 이 사건은 아침 출근길에 발생했는데, 대단한 교통마비와 혼란, 그리고 공포로 전 일본을 경악해 했습니다. 독가스를 마신 사람이 코에서 피를 흘리며 여기저기 쓰러져 나뒹구는 모습은 아직도 눈에 생생합니다. 그 사건을 일본에서는 히로시마와 나가사키 핵 피폭과 동경 대지진 이후의 최고의 사건, 사고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경찰은 옴진리교를 범인으로 지목하고 200여명의 신도를 체포했으며 주동자로 한 종교시설에 숨어있던 옴진리교 교주 아사하라 쇼코를 그해 5월에 체포했습니다. 그러나 정부는 그걸로 끝나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의 사망자는 모두 11명이었는데, 그 사건의 배후와 그 종교단체를 비호했던 사람들, 정치인들을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청문회가 20년이 넘도록 지금까지도 열리고 있습니다. 그들을 끝까지 찾아 모든 죄를 밝혀서 처벌하는 것이 11명의 무고한 희생자들에 대한 국가의 책임이라고 그 미운 아베도 그렇게 말했습니다.
 
시선을 국내로 돌려봅니다. 세월호 침몰사건. 그것은 건국 이래 전대미문의 사건입니다. 선원들을 제외한 단 한 명의 승객도 정부에 의해 구조를 받지 못했습니다. 침몰 원인과 구조 실패에 대한 법원의 재판과 정부의 발표를 믿지 못하는 국민이 훨씬 더 많습니다. 그래서 국민들의 요구에 의해 어렵게 특별법까지 만들어졌고, 이를 시행할 진상조사위원회가 구성되었지만 조사는 고사하고 아직 그 정부 시행령조차 만들지 못하고 있습니다. 희생자 유가족들과 국민들은 연일 거리에서 하루빨리 선체가 인양되기를, 어서 조사가 철저히 이루어져 진상이 규명되기를 소리치고 있습니다. 왜 조사가 이루어지지 않는 걸까요. 누가 진상규명되는 것을 두려할까요. 도대체 누가 방해를 하는 걸까요?
 
선체를 인양하는데 돈이 많이 든다고요? 국민의 혈세가 그렇게 낭비되어서는 안 된다고요? 인양비용은 총 천억에서 천오백억 정도 든답니다. 그렇게 혈세 운운하는 분들께서 4대강을 녹조라떼로 만드는데 40조원 넘게 쏟아 붓고 매년 그 관리를 위해 수천억원을 쓰고 있는데요. 자원외교 한답시고 100조원이 넘는 혈세를 낭비하지 않았습니까. 거기에 방산비리, 수사나 제대로 할 수 있을까요? 세월호 인양하는데 돈이 많이 들어서 못하는 것이 아니라 진상 규명을 하지 않기 위해서 그런 것처럼 보이니 어쩝니까.
 
‘우리가 피리를 불어도 너희는 춤추지 않았고, 우리가 곡을 하여도 너희는 울지 않았다.’(요한복음 7장 32절) 기쁜 일이 있어서 피리를 불 때 옆에서 함께 춤 추어주고, 슬픈 일이 있어서 곡을 할 때 옆에서 함께 울어주는 일이 우리 그리스도인이 해야 할 일입니다. 지금 많은 사람들이 슬퍼하고 있습니다. 정부가 국민들의 눈물을 닦아주지 못한다면, 우리 그리스도인들이 나서서 함께 슬퍼해주어야 합니다. 그것은 준엄한 하느님의 가르침이기도 합니다.
 
 
* 전해주 / 대한성공회 대전교구 사제, 성공회마당 편집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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