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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신대원생에게 말하다 / 최호용

작성일 : 2015-12-05       클릭 : 310     추천 : 0

작성자 성공회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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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신도가 신대원생에게 말하다

- 신대원생 선·후배 만남의 자리에서

 
 

서울교구 평신도국장 최호용


 

 안녕하십니까. 교구 평신도국장 최호용입니다. 신대원생 신상에 대해 제가 알고 있으니 제 소개를 먼저 드려야 예의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저는 금융업계에서 주로 기획, 교육, 영업 관리 파트에서 근무하고 임원으로 퇴직해 2013년부터 서울교구 평신도 국장으로 임하고 있습니다. 네 명의 자녀를 둔 가장이고 외손녀·외손자를 둔 할아버지이기도 합니다. 성공회 신자 생활 45년을 팽성교회, 대전주교좌교회, 그리고 지금은 수원교회를 섬기고 있습니다.

      
 신부님들 선.후배 만남의 자리에서 이렇게 앞에 서니 긴장이 됩니다. 주교님께서 제게 임명장을 주시면서 당부를 하셨던 말씀이 생각이 나서입니다.

 
 “까마귀들이 모여 있는 자리에 평신도국장으로써 참가해야 되겠다고 판단이 되면 어떻게 해서든 참가하고, 피해야 되겠다 싶은 자리이면 알아서 피해 달라고 하시더군요.”

 이 자리를 제가 어떻게 판단을 해야 할지 모르겠기에 말입니다.
 
 느닷없는 신대원 회장님 전화를 받고 고민하기 시작했습니다. 신대원생들만 있는 것이 아니고, 선배 신부님들과 함께 있는 자리이기에 주제로 부여받은 ‘신랄한 지적과 권면의 말씀’을 해달라고 하셨는데 어떻게 드려야 할지 더 모르겠기에 말입니다.
 
 편하게 말씀을 드려도 되겠는지요? 제가 대학생 때 지금은 중견신부님이 되어 계신 모 신부님 학창시절 과외교사를 했었습니다. 그런데 신대원에 들어가셔서 사제의 길을 걷는다 하는 소식을 나중에 들었습니다. 만나면 제가 어떻게 행동을 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어느 날 만나는 순간 반말을 하지 못 하겠더라구요. 왜 이 말씀으로 시작을 하느냐 하면 평신도가 생각하는 성직자 상의 양면성을 먼저 말씀드리기 위함입니다.

 
 평신도들은 일단, 사제의 길을 선택했다는 말을 듣는 순간부터 일반인들과 다른 도덕성, 정의감, 신뢰성, 겸손함 들을 기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 뿐입니까? 깊은 영성을 추구하기도 합니다. 제가 여러분이라 하더라도 참 곤혹스러울 것 같습니다. 그러나 어쩌겠습니까?

 
 “그렇게 생각하지 마십시오. 평범한 하나의 과정이고 나도 학생이니 그리 보시면 안 됩니다.” 이렇게 대응을 하실 것인지요? 그러나 인문학 일환으로 신학과를 선택한 것뿐이고 졸업하면 사회에 나와 취업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학부생이 아니지 않습니까? 신대원 과정은 사제의 길을 염두에 두고 들어선 것이지 않습니까?
 
 이 길을 본인이 선택하신 이상 감내하시고 준비하셔야 할 일입니다. 간단합니다. 전자의 도덕성, 정의감, 신뢰성 등은 일관성만 지키시면 되는 일입니다. 그리고 후자의 영성문제는 큰 것을 기대하는 것이 아닙니다. 성직자다운 맑음과 부지런함만 있으면 됩니다. 부지런함 속에 노동이 포함되는 것은 수행 과정으로 생각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모두 베스트 드라이버이자 교회의 허드렛일을 전담하고 있잖아요. 물론, 평신도들이 마땅히 해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여러분도 해야 합니다. 그 과정이 저는 진정한 사제가 되기 위한 기도와 수행의 과정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평신도들은 말과 기도를 능숙하게 잘 하는 것과 사제의 년 수 여부보다 맑은 영성과 부지런함에 모두 승복하고 지기 때문입니다. 이것이 첫 번째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제가 교구 평신도 1,000명에게 ‘새 아침 평신도의 기도’란 손바닥 기도문을 일주일에 두 번 스마트폰으로 출근하는 버스 안에서 보내고 있습니다. 교구 공식 사이트인‘홀리넷’기도 나눔 카테고리에도 중간 부분부터 연재를 하고 있습니다. 오늘로써 242번을 보냈으니 제가 평신도 국장 발령 받은 다음 달부터 지금까지 한번 거른 적이 없었습니다. 맨 처음에는 저도 서툴러  성경을 잘못 인용하기도 했고, 또는 민감한 내용에 태클을 거는 교우들도 많이 있었습니다. 지금은 시간이 늦으면 어떤 일이 있느냐고 전화를 받을 정도의 답 글이 매번 70여 통, 많을 때는 100여 통 이상 옵니다. 이 말씀을 왜 드리느냐 하면, 여러분들은 진정성이 깃든 꾸준함이 있어야만 되기 때문입니다. 행동으로 표현하면 한결같음이라고 말 할 수 있겠지요. 평신도들은 본분을 잃지 않는 사제상을 꿈꾸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부분에 대해 좀 더 거론하고자 합니다. 제가 평신도국장으로써 많은 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는 가운데 제일 안타까운 것은 사제의 기본적 성무일과의 소홀함입니다. 저도 처음에는 내심 말하는 분들에게 당신은 얼마나 참여하고 있는데.. 하는 고까움을 갖고 들을 때도 있었지만 대부분 수긍을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아침 기도를 하지 않는 교회가 상당수가 됩니다. 심지어는 새벽기도에 몇 명 나오지 않는다고 없애고 나오시는 분 전화로 되돌려 보내기까지 한다는 이야기도 듣습니다. 반면에 어떤 분은 한 명도 나오지 않은 새벽 예배에 혼자 묵상하고 기도드리는 신부님 뒷모습에 반해 신앙의 패턴을 바꿨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저도 연애결혼을 했습니다. 한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시간과 모든 것을 기울이십니까? 저는 7년이라는 시간을 기울였습니다. 신자 하나를 구원하고 내 신자로 만들기가 이보다 쉽다고 생각하십니까? 더하면 더했지 이보다 쉽지는 않다고 생각합니다. 기본적 성무일과, 매일 묵상 및 기도 등과 같은 본분을 지키고 기본을 준수하고 하는 것은, 몸과 생각에 깃든 습관이 좌우한다고 봅니다. 이 습관을 지금부터 혹은 이 신대원 기간에 반드시 체득하는 과정이기를 바라는 것이 두 번째 드리고 싶은 말씀입니다.
 
 지난 9월말부터 10월 중순까지 20일간 팽목항에서 광화문까지 신부님들과 뜻을 같이하는 평신도들과 도보순례를 했습니다. 여기에 평신도국장이 참가한다고 하니 일부 평신도분들께서 저에게 많은 항의와 염려를 보내 주셨습니다. 반대하는 요지는 한 마디로, 사제의 기본을 망각한 진보적 성향의 일부 신부님들에게 왜 힘을 실어 주느냐 하는 것입니다. 제 생각은 달랐습니다.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나는 것’이기에 생각이 다른 부분이 있다면 때로는 모든 것을 수용하고 인정해야 한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잘 몰랐던 사회 기관과 새로운 선교 형태의 교회를 개척하고 있는 신부님들이 중심이 되어 기획한 것이기에 그 신부님들의 생각을 알고 이해하는 좋은 기회다 싶었고, 또 한편으로는 비교적 젊은 사제님들이셨기에 제가 안전과 재정적 측면에서 도움을 드릴 것이 있겠다 싶어 동참을 한 것입니다. 저는 두 가지 측면에서 참 좋았습니다. 누구보다 사제다운 생각과 부지런함을 갖춘 신부님들이셨기에 함께 하는 동안 영성과 생각이 정말 좋았고, 그야말로 3개 교구의 신부님들과 평신도들이 합심으로 이뤄내는 그 과정 하나하나가 너무 은혜로웠기 때문입니다. 준비하는 신대원 과정에 계시는 여러분은 지금부터 내 생각과 뜻만이 옳다고 하는 확고한 생각의 정립 이전에, 상호 소통하고 인정하는 배려의 심성과 자세를 갖추시기를 바랍니다. 왜냐하면 평신도들의 심성과 자세와 생각이 모두 일방적이지는 않기 때문입니다.
 
 그들을 수용하고 이끌고 힘을 합해 선을 이루는 과정을 뚜벅 뚜벅 걸어 가셔야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래야 평신도들과 고집과 감정으로 맞서는 우를 범하지 않습니다. 앞으로의 사목은 ‘평신도와의 협력사목’을 반드시 이뤄내야 한다고 봅니다. 혼자 힘으로 하던 사목의 시대는 갔다고 봅니다. 이에 맞는 안목과 생각을 키워 나오시기를 세 번째로 당부 드립니다.
 
 그리고 인생의 선후배적 차원에서 말씀을 드리자면  실력을 갖추어 나오시기 바랍니다. 평신도들은 모두 압니다. 그리고 공부하는 과정에서도 기도하는 가운데  좋은 사모를 만나시는데 힘을 기울이십시오. 무엇을 말하고자 함인지 이해하시리라 봅니다.
 
 짧은 시간에 부족한 이야기를 들으시고, 풍성하게 받아들이는 실력 있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마지막으로 소원해 봅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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