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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의 무상 의료, 과연 최상의 복지일까?

작성일 : 2019-03-24       클릭 : 113     추천 : 0

작성자 루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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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과거 글들을 읽어보니 전체적으로 부정적인 글들이 많네요.

이상하게 저는 캐나다에 정이 안가는편입니다. 

가뜩이나 정붙이기 힘든 나라에서, 정말 정나미가 뚝 떨어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하나는 훌륭하다는 캐나다 [무상의료] 에 관한 것이고 다른 하나는 [차별]입니다. 지금은 캐나다 의료에 대해 간략히 써볼까합니다.

 

<사례1> 

2년차 될때쯤 돌연 이명(귀에서 소리나는 질병) 현상이 제게 왔습니다. 평소와 같은 아침이었는데 양쪽 귀에서 쉬~~ 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오랜 기간동안 밤에 일하다보니 몸에 무리가 간것 같습니다. 하루 이틀 푹 쉬면 낫겠지 했는데 일주일이 되도 계속 상태가 계속됩니다. 좋아지는 듯 하다가도 오히려 더 커지기도 하고하니 이러다 진짜 무슨 큰병 나는게 아닐까 덜컥 겁이납니다. 영어가 잘 안되기 때문에 동네 가게에도 잘 안가는판에 병원가서 상태를 설명하고 진료를 받는게 쉬운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왠간히 아픈게 아니면 병원갈 생각은 해본적도 없었기에 정말 큰맘먹고 진료받을 결심을 했습니다.

 

한국이라면 그냥 쓱 가서 진찰받고 약처방 받으면 될일일텐데 여기 병원은 그렇게 진료부터가 간단하지가 않습니다. 우선은 워크인(Walk-in) 이라는 동네 보건소 개념의 병원에 가야합니다. 그곳에서 진찰을 받고 만약 해결이 안되면 워크인에서 스페셜리스트에게 갈 수 있는 쪽지를 한장 줍니다. 스페셜리스트에게서도 해결이 안되면 대형 병원으로 갈 수 있는 쪽지를 또 받아야합니다. 

 

문제는 워크인에서부터 시작되었습니다. 워크인이 오래 기다리기로 악명이 높거든요. 보통 6~8시간을 기다려야합니다. 제 아이도 천식약 하나 받으려고 6~7시간을 기다린적이 있습니다. 이곳 저곳 물어봤더니 문열기 30분전에 가서 기다리면 빨리 받을수 있다고 합니다. 문은 6시30분에 엽니다. 그럼 6시까지 도착해야하는데, 다행히 집에서 가까워서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았습니다. 

 

다음날 조금 늦어서 아침 6시 20분에 워크인에 도착했더니 벌써 제 앞에 20여명 정도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6시 30분이 되니 제 뒤로 또 20여명 정도가 줄을 섰습니다. 드디어 문이 열리고 들어갔더니 의료 카드를 달라고 합니다. 저는 외국인이라 없다고했더니 그럼 200불을 선불로 내고 서류를 작성하라고 합니다. 문제는 200불을 안가져갔다는 것... 결국 그길로 포기하고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그 다음날 또 똑같은 절차를 거쳐서 겨우 서류를 냈습니다. 서류를 작성하는 동안 제 뒤에 섰던 사람들이 저보다 순서가 먼저 등록되었습니다. 아, 일찍 온 보람도 없이 무지하게 기다리게생겼구나, 좌절하고 있는데, 다행히 이비인 계통 진료를 받는 사람이 많지 않았는지 30여분만에 진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부터 진짜 문제가 시작됩니다. 우리가 보건소에서 큰걸 기대 안하듯이 여기도 몇가지 간단한것을 물어보더니 자기네는 할 수 있는게 없다고 스페셜리스트에게 가보라고합니다. 그러면서 ENT라는 카드 한장과 스페셜리스트 전화번호 리스트를 쥐어줍니다. 알아서 예약잡고 진료받으세요 라는 뜻입니다.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와 못하는 영어로 몇군데 전화를 했습니다. 대부분 2달 이상 기다려야 진료가 가능하다고 합니다. 다행히 1달 반 기다리면 가능한곳이 있어서 그곳에 예약을 했습니다. 아,,, 이런 한달 반동안 귀 소음을 듣고 살아야하나... 

 

그래도 직접적인 통증이 아니라서 그런지 1달반을 기다리는데 큰 어려움은 없었습니다. 드디어 스페셜리스트에게 진료받는 날, 마음의 무장을 단단히 하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이름은 닥터 롸플린, 거의 70은 되 보이는 의사 선생님입니다. 귀를 이곳 저곳 살펴보더니 U자형 막대를 치며 소리가 들리냐고 묻습니다. 우리 어렸을때 소리 진동 실험하며 보았던 그 U자형 소리막대입니다. 몇번 띵띵하더니 검사 끝. 귀 안쪽에 뭐 특별히 눈에 보이는 문제는 없다면서, 다음에 다시 와서 정밀검사를 받자고 합니다. 카운터가서 정밀검사 등록을하니, 날짜가 다시 한달 반 이후로 잡혔습니다. 헉,,, 또 한달 반을 기다리라고!!!, 이제는 거의 체념상태, 귀에서 소리가 2달째 나고 있으니 신경안정제라도 줄 수있냐고 물으니, 소용없을거라며 아무 처방도 안해줍니다.

 

또 한달 반이 지나 정밀검사를 하러 갑니다. 그래도 정밀검사니 뭔가는 답이 나오겠지하고 도착, 중년의 아줌마 의사 선생님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검사실로 들어가니 달랑 헤드셋하나. 그걸 끼고 소리 날때마다 버튼 눌러주세요. 이게 정밀검사?, 한국에서 신체검사 할 때마다 의무적으로 하는 초간단 검사가 여기에선 3달을 기다려야 받을 수 있는 정밀 검사였던 것 이었습니다.

 

검사 결과 왼쪽 귀 청력에 문제가 좀 있는데, 이유는 불명. 해줄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다는 결과서를 받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 후 6개월이 지난 지금도 이명과 함께 계속 살아가고 있습니다. 병원비는 워크인 160불, 스페셜리스트 70불씩 두번, 정밀검사비 60불, 모두 제 개인 보험으로 해결.

 

 

<사례2>

지인의 아들이 자전거를 타다가 자동차와 부딪혀 병원 응급실에 갔습니다. 대형병원 응급실이었는데 8시간을 기다려서야 겨우 응급처리를 받고 수술을 해야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한국이라면 당연히 입원을 해야할텐데 집으로 아이를 데려가고 연락을 받으면 수술받으러 병원으로 데려오라고합니다. 그 다음날 하루종일 기다려도 감감 무소식, 그 다음날도 연락이 없습니다. 엄마는 초조해서 속이 타들어가죠. 병원에 전화하면 기다리라는 소리만 했답니다. 그러다 그 다음날 오후 늦게 수술 일정이 잡혔습니다. 그조차도 다른 급한 수술이 나오면 밀릴수 있다는 친절한 설명과 함께. 다행히 수술은 진행되었고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수술 이후부터는 캐나다 의료의 능력을 보았다고 합니다. 철저한 검사와 자세한 설명, 퇴원시까지는 훌륭한 서비스를 받았다고합니다.

 

주변에서 캐나다 병원에 가신 분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8시간 이야기를 많이합니다. 8시간 기다렸다는 뜻입니다. 그리고 반은 우스게 소리지만 병원갈때는 피를 잔뜩 묻혀서 엄청 아파보이게 가야된다고 말하기도합니다. 그래야 병원에서 좀 관심을 보여준다고... 어떤 결석환자는 3달을 기다리다 결국 한국가서 치료받고 왔다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피검사나 초음파 검사를 하려면 각각의 장비가 있는 곳에 따로 가서 검사를 받아야합니다. 물론 갈때마다 기다려야하고 번거롭기 그지없는 황당한 시스템입니다. 

 

그래서 이곳은 국가에서 의료를 책임져주지만 결국은 사보험을 들 수 밖에 없는 구조입니다. 사보험을 통해 보다 빠른 서비스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죠. 

 

 

캐나다 의료는 캐나다에 대한 호감도를 단번에 날려버리는 강력한 힘이 있습니다.

한국의 의료 서비스가 정말 그립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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