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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9월 26일 교구장 순방설교문(모든 한국의 순교자들)

작성일 : 2021-09-24       클릭 : 156     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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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926일 모든 한국의 순교자들 일산교회 순방

스바 3:14-20 / 시편 130 / 로마 8:33-39 / 요한 12:20-32

 

순교자의 신앙을 본받아.

 

 

교우 여러분 반갑습니다.

그동안 어떻게 지셨는지요?

코로나 19 상황에서 추석 명절은 어떻게 보내셨는지요?

코로나 19 감염증이 장기화되면서 정말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계절이 여섯 번을 바뀌었지만 여전히 코로나 19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코로나 19 바이러스 앞에서 우리는 얼마나 무력한지 모릅니다.

정말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

우리는 어떻게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이룰 수 있는지,

어떻게 복음을 전하고 선교를 하며 교회의 역할과 사명을 감당할 수 있을지.

지금 우리 주위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위로와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할 수 있을지. 참 많은 생각을 하며 하루하루를 보냅니다.

 

이렇게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일산교회를 잘 섬기어 주시는 김병내 아타나시오 신부님과 최석중 어거스틴 신자회장님, 최경자 사라 사제회장님 그리고 모든 교회 위원들과 교우 여러분께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오늘은 신앙을 지키려다 죽임을 당한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기념하는 날입니다. 어떤 사람은 순교의 피는 교회의 씨앗이라고 말했습니다.

 

순교의 피가 뿌려진 곳에서 복음의 씨가 자라나 주님의 교회가 세워졌기 때문이지요.

본래 교회의 제대는 순교자의 무덤 위에 설치했습니다.

그렇습니다. 교회의 시작, 복음의 씨가 뿌려진 곳은 모든 것이 잘 갖추어진 옥토가 아니었습니다.

전도자 - 선교사들이 복음의 씨를 뿌릴 때 여기에 교회를 세워 주십시오.”라고 요청을 받거나, 환대하던 분위기가 아니었습니다.

첫 번째 순교자 스테반 이후 주님을 믿고 따르던 제자들은 고난과 핍박 그리고 순교의 길을 걸어갔고, 그런 순교의 터 위에 주님의 교회는 세워졌습니다.

 

조선 땅에 복음을 전했던 사람들이나 그 복음 받아들인 사람들이 얼마나 힘겨운 삶을 살았는가를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한국 천주교는 많은 순교자를 통해서 이 땅에 터를 잡았고, 그 순교의 정신으로 인해 성장했습니다.

 

우리 대한성공회의 역사도 마찬가지입니다.

많은 선교사들이 자신의 조국과 고향 그리고 가족을 떠나 매우 낯선 이 땅에 와서 복음을 전하고 사랑을 실천하고 주님의 교회를 섬기다가 죽었습니다. 양화진 외국인 묘역에 가보면 정말 많은 분들이 주님의 교회를 섬기다 죽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6·25 동란을 겪으면 신앙을 지키다 죽임을 당했습니다. 우리 교회의 역사에는 이렇게 교회를 위한 희생과 순교자들의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오늘은 특별히 한국전쟁 때 순교하신 분들을 소개하고자 합니다.

 

윤달용 모세 신부님은 서울대성당 사제로서 1950717일 공산군에 의해 서울 회현동 소재 정치보위부로 연행되었다가 처형당하셨습니다.

 

조용호 디모데 신부님은 인천 내동성당 관할사제로 시무하시다 1950725일 공산군에 연행되었다가 그 후 처형당하셨습니다.

 

이원창 미카엘 신부님은 평양지역의 총사제로서 6·25 동란 당시 다른 사제들은 모두 남하시키고 자신은 최후까지 교회를 지키다 평양에서 순교 당하신 것으로 추정합니다.

 

이도암 알버트 신부님은 영국인 선교사로서 1950726일 인천에서 공산군에 체포되어 처형당하셨습니다.

홍갈로 찰스 헌트 신부님은 1910년부터 영국 선교사로 오셔서 서울대성당 사제로 일하던 중 1950718일 공산군에 연행되신 후 공산군이 북으로 후퇴할 때에 강제 납북되었다가 1120일경 추위와 굶주림 속에 운명하셨습니다.

 

구세실 주교님과 홍갈로 신부 그리고 여러 선교사와 함께 공산군에 의해 강제로 납북되었다가 배고픔과 모진 추위에 시달리다가 중강진 지방의 벌판에서 별세하신 마리아 클라라 수녀님을 동토의 땅에 묻고 가야만 했습니다.

 

우리는 오늘 이 모든 분의 삶, 믿음 그리고 교회를 사랑하는 마음을 기억하고 우리의 마음에 새깁니다.

오늘의 교회가 있기까지 복음의 정신, 믿음으로 자신의 죽음을 맞이했던 모든 신앙인을 기억합니다.

 

모든 한국인 순교자들은 기억하고 기념하면서 우리의 마음에 새겨야 할 신앙은 무엇인가요?

 

첫 번째는 죽음으로 다시 사는 부활 신앙입니다.

저는 산본교회에서 사목하면서 감자 농사를 지어본 경험이 있습니다. 3월에 심어서 6월 말에 감자를 수확합니다. 감자를 캐면서 씨감자가 썩어서 흔적도 없이 사라진 감자 - 즉 자신이 완전히 죽은 감자에서는 많은 감자가 달린 모습을 보았습니다. 하지만 씨감자가 죽지 않고 살아있는 감자는 아무것도 달리지 않고 그대로 있었습니다. 이렇게 죽지 않고 살아있는 씨감자는 아무런 쓸모가 없습니다.

 

우리의 신앙도 마찬가지입니다.

내 안에 이기적인 내가 살아있으면 예수의 생명이 살아날 수 없습니다.

주님은 한 알의 밀알이 땅에 떨어져 썩지 않으면 열매를 맺을 수 없다 말씀하셨습니다.

 

보다 밝은 내일을 위해 오늘을 희생하지 않으면 내일은 없습니다.

우리가 누군가를 사랑할 때 희생 없이 사랑한다면 그 사랑은 거짓입니다. 우리가 진리와 정의를 위해 투신하려고 하면 내 앞에 있는 고난이나 역경을 두려워하지 않아야 합니다.

주님께서 나의 제자가 되기 위해서 제 목숨을 살리려고 하는 사람은 잃겠지만, 교회와 복음을 위해서 목숨을 내어놓는 사람은 살릴 것이다라는 말씀처럼 신실한 신앙의 길을 걷고자 하는 사람에게는 교회와 주님을 위해서 자신을 바치는 신앙이 요구됩니다.

 

둘째는 죽음으로 복음의 열매를 거두는 신앙입니다.

예수님은 십자가에 달려 돌아가셨지만 그 희생으로 더 많은 우리를 구원하셨습니다. 주님을 믿다가 죽어간 모든 순교 성인들도 예수님처럼 자신의 생명을 복음이 열매를 맺기 위해 한 알의 밀알처럼 이 땅에 뿌렸습니다. 주님의 복음이 전파된 모든 나라 / 주님의 교회에는 반드시 한 알의 밀알과 같은 신앙인들이 있었습니다.

교회는 순교자의 신앙을 본받아 헌신하고 희생할 때 성장하고 부흥합니다. 우리 교회도 누군가가 죽어야 삽니다.

 

셋째,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는 신앙입니다.

주님은 우리에게 세상의 빛과 소금이 되라고 하십니다.

소금은 자신을 녹일 때만 짠맛을 낼 수 있습니다.

촛불은 자신을 태워야만 빛을 냅니다.

마찬가지로 우리 자신이 죽지 않거나 희생하지 않고는 하느님의 뜻을 이 땅에 이룰 수 없습니다.

입으로만 말만 요란해서는 어두운 이 세상을 밝힐 수 없습니다.

우리가 순교자의 믿음과 신앙으로 주님의 교회를 위해서 복음을 위해서 자신을 희생할 때 하느님의 복음과 사랑은 자라납니다. 성장합니다.

 

오늘 우리는 순교의 피로 신앙의 길을 사셨던 모든 치명자들을 기억하면서 우리들의 믿음을 다시 새롭게 하는 날입니다. 우리가 순교자들이 믿음과 신앙을 본받아 살겠노라는 다짐의 기도를 드립니다. 기도합시다.

 

십자가에서 귀한 피를 흘리신 주님!

우리로 하여금 두렵고 떨리는 마음으로 주님의 십자가를 바라보게 하옵소서. 주님을 닮아 십자가의 길을 걷다가 목숨을 잃은 신앙의 선배들을 기억합니다.

특별히 윤달용(모세) 신부님, 조용호(디모데) 신부님, 이원창(미카엘) 신부님, 이도암 알버트 신부님, 홍갈로 신부님, 마리아 클라라 수녀님의 죽음을 기억합니다.

이분들의 죽음, 믿음과 사랑 그리고 주님을 향한 소망이 이 교회에 면면히 흐르고 있음을 믿습니다.

 우리도 그분들의 신앙을 본받아 복음을 위해 / 교회를 위해 썩어지는 한 알의 밀알이 되게 하옵소서.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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