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한 자의 지팡이(민 17:1-11)
하느님께서 사람을 선택하심에는 깊은 의미가 있다. 하느님의 선택을 받은 우리는 선택의 주요한 결과들 중 하나가 싹이 나고 꽃이 피어 열매를 맺을 것이며,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아론의 지팡이는 싹이 났고, 꽃이 피었으며, 탐스러운 살구 열매들을 맺었다. 봄, 여름, 그리고 가을 즉 다시 말하면 약속, 성숙 그리고 열매 등이 거의 그 신비로운 지팡이 안에 동시에 들어 있는 것처럼 보인다. 그러므로 그리스도 안에서 거룩하게 선택된 사람들 안에는 그것들이 있어야 한다.
1. 봄의 싹.
진실한 신자에게는 영원한 신선함이 있다. 그는 세월을 따라 늙을지 모르지만, 그의 잎사귀에는 봄 기운이 완연한 푸르름과 부드러움이 깃들어 있다. 그리고 그 안에는 그가 이제까지 성취해 온 것보다 더 풍성하고 더 좋은 것들에 대한 희망이 있다. 하느님께서 선택하신 아론의 지팡이는 다른 열한 개의 지팡이와 다름없이 딱딱하고 메마른 죽음의 그림자를 껴안은 막대기였지만 움이 돋고 순이 나고 꽃이 피어서 살구 열매가 열렸다. 마찬가지로 신자의 외모는 쇠퇴해지지만 그 내면의 젊음은 독수리처럼 힘있고 강하게 날로 새로워진다. 젊은이들이 피곤해지고 지치지만 곧 새로운 힘을 갖게 되는 것처럼 성도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새 생명으로 새로운 움이 돋고 순이 난다.
2. 여름의 개화.
움이 돋고 싹이 났던 아론의 지팡이는 시간이 되자 아름다운 꽃을 피워 그 아름다움과 향기를 온 땅에 발하였다. 우리 역시 절절한 시간이 되면 신앙의 꽃을 피워야 한다. 그리스도 예수 안에서 얻게 된 새 생명의 기쁨과 삶이 아름다운 꽃으로, 향기로 나타나야 한다. 꽃의 아름다움은 신비하다. 연약하고 부드러운 잎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형형색색의 아름다움과 자태를 발한다. 곧 떨어질 것만 같은 연약하면서도 온 세상의 추함을 물리치고 그 아름다움을 터뜨리는 장엄함! 신자의 성격과 품행의 아름다움도 이와 같아야 한다.
3. 가을에 열매.
농부가 씨를 뿌리고 김을 매고 꽃을 보호하는 것은 열매를 얻기 위함이다. 아론의 지팡이에도 움이 돋고 꽃이 피더니 열매가 열렸다. 왜 하느님께서 지팡이에 꽃을 피우고 열매를 맺게 하셨을까? 특별히 수분이 완전히 제거된 죽은 막대기에 불과했던 지팡이를 초자연적인 역사로 단번에 생명을 얻어 결실을 맺게 하셨을까? 그것은 이스라엘이 생명을 얻는 유일한 길은 오직 하느님을 찾는 것임을 보여주며, 이미 죽음이 선고된 이스라엘 백성들이 구원을 받아 생명을 향해 다시 출발할 수 있는 것은 전적으로 하느님의 은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을 시사하기 위해서다. 또한 이스라엘을 선택하고 우리들을 선택하신 목적이 열매를 얻기 위함임을 드러내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