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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6] 현충일


익명의 그리스도인?

작성일 : 2017-09-07       클릭 : 168     추천 : 0

작성자 약수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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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명의 그리스도인?

이런 교회 다니고 싶다! 익명의 그리스도인이란 누구인가 (안태훈(예인교회)

 

 

 

Prologue 가나안 성도?
최근 몇 년간 '가나안 성도'에 대한 고민과 성찰이 있어 왔다. 정재영 교수(실천신학대학원 종교사회과)는 가나안 성도를, '기독교인으로서의 정체성은 가지고 있지만, 현재 교회에 출석하지 않으면서 '새로운' 교회를 찾아다니는 사람들이며, '영적이지만 종교적이지 않은(spiritual but not religious)' 신앙인'으로 정의했고, 양희송 대표(청어람)는 좀 더 명료하게 '제도권 교회 바깥에서 신앙생활을 영위하는 현상(faith outside institutions)'으로 정의했다.

1) 그렇다면, '가나안 성도'를 예인교회의 '익명의 그리스도인'과 같은 양태(樣態)로 볼 수 있을까? 본장에서는 2013년 4월 25일 청어람에서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열린 공개 세미나에 실린 정재영 교수, 양희송 대표의 논문과 가나안 성도에 대한 관련 글들을 바탕으로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지 논의해 보고자 한다.

 

1. 같은 이유?

가나안 성도가 나타나게 된 원인에 대해서 정재영 교수는 1) '강요받은 신앙(구원의 확신)'에 대한 거부, 2) '소통의 부재(다른 신앙에 대한 차별)'에 대한 거부, 3) 신앙과 삶의 불일치(자기들만의 언어와 값싼 은총)로, 양희송 대표는 1) 제도 종교에 대한 반발, 2) 무의미한 예배, 3) 권위주의(성직주의), 4) 위선적 신앙생활, 5) 사회 윤리적 도전에 대한 무능력, 6) 설교의 실패, 7) 교회 갈등, 8) 성장/성공주의로 제시했다.

둘 다 한국교회가 갖고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들을 세 가지 범주로 정리하면 다음과 같이 요약될 수 있다. 첫째, 교회의 독재적 권력 구조이다. 정재영 교수가 지적한 신앙의 강요(1)와 소통의 부재(2), 그리고 양희송 대표가 지적한 제도 종교에 대한 반발(1), 권위주의(3), 설교의 실패(6), 성장/성공주의(8)가 여기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의 운영 체제는 소수의 리더십이 결정권을 독점하고 있는 독재를 닮아 있다. 다만 그 권력을 '하나님이 세우신 사람'을 통해 일하시는 '하나님의 뜻'이라고 포장할 뿐이다. 둘째, 목회자의 전횡이다. 값싼 은총으로 포장한 설교와 예배의 전횡(정재영 2, 3), 사회 윤리적 도전에는 침묵하고, 오직 교회로의 충성만을 강요하는 제자도의 전횡(양희송 4, 5), 성장과 성공주의에만 몰두한 목회의 전횡(양희송 8)이 그것이다. 재밌는 것은 목회자의 재정 횡령과 성적(性的) 타락에 대한 논의가 없다는 것이다. 이것이 교회 갈등(양희송 7)의 가장 큰 원인이 되어 왔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예시로 지적되지 않는 것은 의아하다.

 

셋째, 성도의 이중생활이다. 목회자로부터 받은 교육으로 인해 성도들도 목회자의 언어와 신앙을 그대로 답습하고 있으며, 위에서 지적한 문제들을 개인의 삶에 적용해 왔다. 교회에서는 눈물로 회개하고, 가정과 직장에서는 악을 행하는 이중생활은 그리스도인을 향한 세상의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기독교의 사회 윤리적 측면은 배제된 채, 개인 윤리적 차원만 강조되어 온 것도 이중생활의 원인 중 하나다. 정리하면, 가나안 성도는 교회의 독재적 권력 구조와 목회자의 전횡 그리고 성도의 이중생활에 대한 거부로 나타났다. 첫 번째는 교회 구조에 대한 문제고, 나머지는 개인적 차원(목회자/성도)의 문제이다. 그러나 여기서 또 하나의 중요한 문제를 주목해야만 한다. 그것은 바로, 가면 쓴 공동체의 문제이다.

가정의 경제적 어려움이나 관계의 파괴와 같은 실질적인 삶의 문제들은 모두 숨기고, 모두가 하나님의 복(?)을 받은 사람들 '처럼' 가면을 쓰고 교회로 모인다. 왜냐하면 자신이 겪는 고난을 복 받지 못한 증거로 보는 공동체의 편견과 소외, 그리고 그러한 시선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다. 정직하고 진실한 공동체를 경험할 수 없으니 교회 공동체 속에 있으면서도 극도의 외로움과 익명화를 느끼게 된다. 가면 쓴 공동체의 문제를 거론하지 않고서 가나안 성도의 발생 원인을 이야기하는 것은 대안마저도 교회 구조 개혁과 개인 윤리적 차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익명의 그리스도인도 같은 이유를 공유하는 것으로 볼 수 있을까? 이것은 익명의 그리스도인을 어디까지로 볼 것인가라는 범주의 문제와 연결된다.

2. 더 큰 범주!

양희송 대표는 가나안 성도를 평균 7년 이상 교회 생활을 했으면서 평균 6개월 이상 교회를 떠날지 고민했던 사람으로 본다. 그렇게 본다면, 가나안 성도는 예수님을 믿는 자기 신앙고백이 뚜렷한 사람이고, 더 성경적인 교회를 찾거나 자신이 교회의 건강성을 판단할 수 있을 정도의 신앙경력이 있는 사람이다. 이렇게 본다면, 가나안 성도들은 정재영 교수가 지적하듯이 중세 교회의 제도화에 대한 사막교부들과 같은 '비제도권의 교회 갱신 운동'을 하는 사람들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익명의 그리스도인'은 가나안 성도의 다른 말일까 아니면, 가나안 성도보다 넓은 범주를 갖고 있는 것일까? '익명의 그리스도인'의 범주를 설정하기 위해 다음의 표를 참고해 보자.

  

[표1] 익명의 그리스도인의 범주 그리스도인의 범주를 교회 안의 그리스도인(Green – 이하 G)과 교회 안에 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Blue – 이하 B) 그리고 교회 밖에 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Red – 이하 R)으로 나눌 수 있다. 여기서 가나안 성도는 R만을 지칭하지만, 익명의 그리스도인은 교회 안(B)과 밖(R) 모두를 아우르는 더 큰 범주를 갖는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인의 익명화는 교회 밖에서뿐 아니라, 교회 안에서도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가나안 성도들의 발생 원인은 익명의 그리스도인이 발생한 원인('가면 쓴 공동체'의 문제를 포함한)과 같다. 그러나 교회 밖으로 뛰쳐나오지 않은 그리스도인들은(B그룹) 교회의 문제를 인식하고 있으면서도 여전히 교회가 주는 혜택을 누리되 점차 익명화되는 과정을 겪는다. 그러므로 R이 '교회로부터' 익명화되는 것이라면, B는 '교회 속에서' 익명화된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R보다 B의 숫자가 훨씬 많을 것이다. 우리의 논의가 R에만 머무른다면, 우리는 현재 교회에 소속되어 있으면서 익명화되고 있는 그리스도인들을 방치하게 되는 것이다. B영역에 속한 사람들의 발생 원인과 특징들을 논의함으로써 익명의 그리스도인에 대한 적절한 대응 방안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3. Epilogue

가나안 성도를 넘어 익명의 그리스도인으로 사실 가나안 성도들은 모순을 안고 있다. 2) 예를 들어 타인을 배제한 채 자신들만의 언어로만 대화하는 것은 비판될 수 있지만(정재영 3), 어떤 공동체이든 자신들만의 언어와 규정을 갖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예를 들어 '자기들만의 언어'에 대한 비판은 '자기만의 주기도문과 신앙고백'에도 적용돼야 하지 않을까? 특정한 언어는 공동체의 특징이다. 또한 조직화와 제도화를 거부하는 것은 두 가지 함정이 있다(양희송 1).

첫째는 자기의 생각이 바른 신앙에 대한 기준이 된다는 것이다. 자신의 주장이 성경적이라 주장할 수도 있겠지만, 그러한 주장을 할 수 있는 것도 개인적인 성경 해석의 산물일 뿐이다. 또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근거도 결국 자신이 배우고, 읽고, 정리한 신학 서적이나 교육의 바운더리를 벗어날 수 없다. 읽으면 얼마나 읽고, 연구하면 얼마나 연구할 수 있을까? 둘째는 조직화와 제도화를 거부하면서도 자신들만의 조직과 제도를 세우려고 하는 모순이다.

3) 양희송 대표는 기존 교회/목회자가 가나안 성도를 대하는 태도를 '빨리 돌아와야 할 사람'으로 여긴다고 지적하며, 오히려 가나안 성도를 교회 갱신을 위한 자원으로 여겨야 한다고 제안한다. 맞는 말이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교회 내에 존재하는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을 회복하기 위한 노력도 필요하다. 어쩌면 이것이 더 시급한 문제일지도 모른다. R의 익명의 그리스도인들(가나안 성도)과는 달리 B의 익명의 그리스도인들은 그들만의 원인과 특징을 갖고 있다. R을 교회 갱신을 위한 자원으로 여겨야 한다면, B는 교회 회복을 위한 도전으로 여기고 이에 대한 대안을 세워 가야 한다. 교회 밖에 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들(R)과 교회 내에 있는 익명의 그리스도인들(B)에 대한 구체적인 논의와 대안이 이번 이교다 세미나를 통해 세워지길 기대한다.

1) 본 소고는 2013년 4월 25일, '갈 길 잃은 현대인의 영성'이라는 주제로 청어람에서 열린 공개 세미나 자료집에 실린 정재영 교수와 양희송 대표의 논문을 참고하였음을 밝힌다. 정재영, '소속 없는 신앙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 양희송, '가나안 성도와 새로운 신앙의 방향'.

2) 여기서 말하는 모순은 가나안 성도에 대한 논의(정재영 교수, 양희송 대표)가 갖는 모순이 아니라, 실제 가나안 교회를 하고 있는 성도들이 갖는 모순을 말한다.

3) 양희송 대표는 '3. 가나안 교회의 특징'에서 공통적인 특징들을 나열한다: ① 20명 이내의 적은 인원수, ② 주일 오후 시간에 예배, ③ 설교는 신학 교육을 받은 목회자나 평신도가, ④ 자신만의 주기도문과 신앙고백, ⑤ 일상생활을 중요시하며 예수적인 삶을 지향, 6)성경에 입각한 설교, 7)수평적 리더십, 8)권위가 아닌 효율성을 따르는 의사 결정 구조(만장일치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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