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머니 속의 행복(이영복, ‘좋은생각’ 중에서)
평소 잘 덤벙대는 나는 종종 지갑을 두고 외출합니다. 하루는 친구 집에 갔다가 집으로 돌아가려고 버스를 기다리는데, 그제야 지갑을 집에 두고 온 걸 알았습니다. 친구 집에 갈 때는 주머니 속의 동전으로 차비를 낸 터라 지갑이 없는 걸 미처 몰랐죠. 빈털터리인 나는 무려 세 시간을 걸어 집에 도착했습니다. 녹초가 된 나를 보고 남편이 물었습니다. “막노동이라도 하고 왔어?” “말도 마...” 사연을 말하니 남편이 피식 웃었습니다. 서운했습니다. “힘들겠다, 다리 주물러줄까?” 뭐 이런 말이 나와야 하는 거 아닌가요?
그렇게 고생하고도 다음 날 또 지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런데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오천 원이 있었습니다. 주머니에 돈을 자주 넣어 두는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그 뒤에도 몇 번이나 주머니 속에서 돈을 발견했지만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건, 남편이 “오늘 무슨 옷 입고 나갈거야?”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관심 받는 게 좋아서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사랑 전선에 따끈한 바람이 분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방에 들어갔다가 내 옷 주머니 속에 돈을 넣는 남편을 보고 말았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보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세 시간이나 걸어온 날 지쳐서 잠든 모습을 보고 ‘건망증 쉽게 못 고치는데, 그럴 때마다 저렇게 고생할텐데...’하는 생각에 안쓰럽더라고.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길 때 쓰라고 넣어 둔 거야.” 순간 코끝이 찡해지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덤벙대지만, 그만큼 남편의 사랑 또한 듬뿍 받고 있답니다.
그렇게 고생하고도 다음 날 또 지갑을 두고 왔지 뭡니까. 그런데 무심코 주머니에 손을 넣어 보니 오천 원이 있었습니다. 주머니에 돈을 자주 넣어 두는 터라 대수롭지 않게 여겼죠. 그 뒤에도 몇 번이나 주머니 속에서 돈을 발견했지만 대수로이 여기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이상한 건, 남편이 “오늘 무슨 옷 입고 나갈거야?” 하고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나는 관심 받는 게 좋아서 친구들을 만날때마다 사랑 전선에 따끈한 바람이 분다고 자랑을 늘어놓았지요.
그러던 어느 날, 방에 들어갔다가 내 옷 주머니 속에 돈을 넣는 남편을 보고 말았습니다. 눈이 휘둥그레진 나를 보고 남편이 말했습니다. “당신이 세 시간이나 걸어온 날 지쳐서 잠든 모습을 보고 ‘건망증 쉽게 못 고치는데, 그럴 때마다 저렇게 고생할텐데...’하는 생각에 안쓰럽더라고. 그래서 그런 일이 생길 때 쓰라고 넣어 둔 거야.” 순간 코끝이 찡해지더군요. 지금도 여전히 덤벙대지만, 그만큼 남편의 사랑 또한 듬뿍 받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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