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에서
나는 한 마리 반딧불이가 되어
너의 한 깃 옷자락을 들춘다.
누군지 모를 이들의 발자국으로
무참히 짓밟힌 네 상처 위에
내 상처를 덧입히며
작은 불빛으로 너를 밝혀 보지만
해무에, 어둠에 부끄러움을 가리운 채
좀처럼 너를 허락하지 않는다.
새벽 미명에 너의 존재를 확인하며
두려움으로 너를 보다듬으며
네 속으로 더욱 깊숙이 빠져든다.
이따금 바람에 드러나는 너의 속살에
까무라칠 듯 경끼를 하며
또 다른 너의 모습을 기다려본다.
보일 듯 말 듯
붉은 수줍음에 감추어진
진정한 아름다움,
그 속에 나를 감추며
너의 아름다움에 나를 보텐다.












기도/신앙/묵상/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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