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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공회 우에마츠 마코토 수좌주교 “참회로 日 성공회 거듭나…화해는 이벤트 아닌 영원한 과정”

작성일 : 2015-10-07       클릭 : 270     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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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성공회 우에마츠 마코토 수좌주교 “참회로 日 성공회 거듭나…화해는 이벤트 아닌 영원한 과정”

‘사죄·평화의 메시지’

입력 2015-10-06 00:26

 

일본 성공회 우에마츠 마코토 수좌주교 “참회로 日 성공회 거듭나…화해는 이벤트 아닌 영원한 과정” 기사의 사진
우에마츠 주교가 지난 1일 대한성공회 서울주교좌성당에서 특유의 소탈한 웃음을 보이며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광복 70주년을 맞았지만 한국과 일본, 양국의 진정한 화해는 미완성이다. 아베 정권이 지난달 19일 집단자위권을 용인하는 안보법안을 강행처리함으로써 양국 관계는 오히려 악화일로에 있다. 진정한 사죄와 용서는 요원한 것일까. 

대한성공회 125주년 선교 기념행사 참석차 방한한 우에마츠 마코토(63) 일본성공회 수좌주교를 지난 1일 서울 중구 서울주교좌성당에서 만났다. 일본성공회는 ‘종전’ 50주년이었던 1995년 교회의 전쟁 책임을 시인하고 사죄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한·일 양국의 화해와 동아시아 평화 정착에 앞장서 왔다. 일본성공회는 일본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가진 개신교단으로 11개 교구에 330여개 교회를 두고 있다.

우에마츠 주교는 지난달 도쿄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아베 총리의 안보법 무효화 연좌시위에 동료 사제 및 성도들과 함께 거의 매일 참여했다. 그는 “일본 평화헌법에는 두 번 다시 전쟁을 하지 않겠다는 선언적 의미가 있다”며 “이를 거스르는 어떤 행위에도 협력하지 않고, 평화헌법 정신을 지켜나가는 게 우리의 역사적 사명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진짜 싸움은 지금부터”라며 “자위대원 해외 파견 등 실질적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도록 억제하고 감시하는 역할을 교회가 감당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평화와 화해를 위한 일본성공회의 사역은 종전 50주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그는 “30년 전 대한성공회와 교류를 시작했는데 진정한 교류를 위해선 전쟁 당시 일본교회의 행동을 먼저 참회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성명 발표까지의 과정은 쉽지 않았다. 그는 “한국에서 보면 의아하겠지만 일본교회는 전후 50년간 스스로 피해자라는 생각을 갖고 있었다”고 했다. 미국 영국과 전쟁을 벌인 일본 군국주의 정권은 영미 선교사를 통해 신앙을 전수받은 기독교인을 간첩으로 취급하며 모질게 핍박했다. 이 때문에 일본교회가 가해자였음을 인정하자고 하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었다. 

우에마츠 주교는 그러나 기독교인으로서 한국의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는 것이 먼저임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설득했다. 그는 “일본교회는 식민지배에 찬성하고 적극 협력한 건 아니었지만 결과적으로 일본의 승리를 위해 기도하고 군국주의 정권과 보조를 맞췄다”면서 “이에 대해서는 반성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고 전했다. 그는 “하나님과 사람들 앞에 죄를 지었다는 성명을 발표함으로써 일본성공회는 새로운 교회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일본교회의 화해사역이 완결된 건 아니다. 일부에선 지금도 피해자인 일본교회가 왜 사죄를 했느냐고 항의한다. 그는 실명으로 항의한 이들에게 “복음으로 사는 기독교인이 먼저 회개하고 용서해야 한다”고 최선을 다해 설명한다고 했다. 이런 점에서 그는 “화해는 한순간의 이벤트가 아니라 영원히 계속되는 과정”이라고 했다.

이들의 사죄는 의미가 크지만 일본의 개신교인은 전체 인구의 1% 정도로 소수다. 그는 “작은 교회라 어떤 성과를 장담할 수도 없고 거인과의 싸움이라 불리하다는 것도 안다”며 “하지만 시대의 예언자로서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찾아서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 전쟁 때 일본교회와 기독교인들이 예언자적 역할을 못한 것에 대한 반성과 후회가 컸던 만큼, 지금 이 시기를 나중에 또 반성하고 후회하는 과오를 반복하지 않도록 하겠다는 뜻이다.  

일본에서 기독교인으로 산다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렵다. 신도의 전통이 강하다 보니 ‘기독교인은 집안에 불화를 일으키는 존재’라는 생각이 많다. 우에마츠 주교 본인도 대학시절 만난 아내에게 1년간 자신이 기독교인이라는 사실을 밝히지 못했다. 감사하게도 1년 뒤 아내에게 털어놓았더니 아내도 기독교인이라고 고백해서 결혼까지 할 수 있었다.  

그는 “그 정도로 편견이 팽배해 일본 기독교인은 결혼이나 직장 생활에서 차별받고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다”며 “밖에선 ‘일본에 기독교인이 1%밖에 안 된다’고 하지만 일본인으로선 1%의 크리스천이 있다는 게 기적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기독교인의 숫자는 갈수록 줄고 있지만 안보법에 반대하는 청년들의 모습에서 그는 선교의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그는 “이 시대에 갈 곳이 마땅찮은 청년들과 연대해 이들이 꿈꾸고 일할 수 있는 ‘이바쇼’(있을 만한 곳)가 돼 준다면 일본교회도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는 한·일 관계에 대해서도 양국의 다음세대들이 자주 만나 이해를 높여갈 때 진짜 화해가 가능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그는 “한·일 성공회 청년캠프 등을 보면 한국 청소년들은 근현대사를 잘 아는 것과 달리 일본 청소년들은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며 “처음에는 불편해 하다가도 시간을 같이 보내면서 둘도 없는 친구가 되곤 한다”고 말했다. 스스로도 비슷한 경험을 했다. 한국을 수십 차례 오가며 대한성공회 사제들과 대화하고 교류했다. 지난해 12월에는 서울주교좌성당에서 일본인 사제로는 처음으로 주일 설교도 했다. 그는 “한국에 와서 전통음식문화와 가곡 등을 접할수록 이렇게 훌륭한 문화를 말살하려 했다는 것에 대해 반성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서로 알아갈수록 깊은 반성과 존중의 마음이 자연스레 나올 수 있다”며 “양국 청년들이 더 자주 만날 수 있도록 기성세대들이 더 노력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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