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에서 보내는 소식(1)
철저한 무력(無力)을 경험하며 시작하는 교회개척
주님의 평화가 늘 함께 하시기를 빕니다.
워싱턴 지역 한인 성공회 개척을 시작한 최상석아타나시오 사제입니다. 파송예배를 드린 다음날 출발하여 10월 31일 미국 워싱턴에 도착하여
오늘로 보름을 맞이하였습니다. 그 동안 기도하여 주시고 격려하여 주신 주교님을 비롯하여 모든 신부님과 교우님들께 다시 한번 감사 드립니다.
낯선 땅 미국 워싱턴에 오니 모든 것이 생경합니다.
언어도, 문화도, 얼굴도 다 다르고 낯섭니다. 성경공부나 설교를 하면서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난 아브라함에 대하여(창세 12:1)
수없이 이야기 했지만, 익숙한 것으로부터의 떠남이 얼마나 어려운 것인지를 실감합니다.
새로운 세계에 대한 기대나 설레임보다 두려움과 불안감이 먼저 엄습함을 느낍니다.
새로운 세상에 다시 태어난 느낌입니다.
주소도, 소셜넘버도, 운전면허도, 아들 학교 입학도, 은행계좌도, 전화도 모든 것을 다시 만들어야 하니 신기하기도 하고
한편 일일이 다시 만들어야 하니 때로 번거롭기도 합니다. 그래도 미국 성공회 교우님들과 버지니아 한인 성공회(한성규 신부님)
교우님들께서 도와 주시어 잘 해결해 나가고 있습니다. 아들 진환(요한)은 일단 고등학교(고교과정-9,10,11,12학년) 9학년 2학기로 입학을 했습니다.
학업 적응 정도에 따라 한 학년 정도 올려줄 수 있다고 합니다.
아내(마가렛)가 가장 힘들어 하는데 미국 성공회 신자 분들의 도움을 받아 교회와 지역 도서관에서 영어를 배우고 있습니다.
한인교회 개척을 준비하면서 가장 분명하게 체험하고 있는 무력(無力)의 경험이었습니다. 제가 이 곳 워싱턴에 올 수 있었던 것도
처음의 계기는 저의 비전을 들어주신 몇몇 한인과 미국인 신부님들 이었으며, 최종 결정 역시 저가 아닌 주교님들의 결정이었습니다.
올 1년 동안 선교후원금을 모아주시고 기도해 주신 여러 교우님들이나 교회가 없었으면 이 곳에 올 수도 없었을 것이고,
현재 이 곳에서 전혀 연고가 없는 저의 정착을 도와주시는 미국성공회 교우님들과 한인 성공회 교우님들이 아니면 정착하기도 어려웠을 것입니다.
제가 느낀 것은 철저한 무력감이었습니다.
나는 아무것도 아님을(I am nothing) 혹은 성공회 신앙공동체를 떠나 혼자서는 아무것도 아님을 느꼈습니다.
무릇 모든 생명의 탄생은 무력(無力) 속에 이루어 지는 것 같습니다. 어린 아기의 탄생을 보면 더욱 그런 것 같습니다.
어머니의 정성과 엄청난 힘이 들어가는 산고를 통하여 어린 아이는 무력한 가운데 태어납니다.
아마 굳이 고향과 친척과 아비의 집을 떠나 아브라함을 저 먼 약속의 땅으로 보내신 것도,
이스라엘 백성을 시나이 광야로 보내신 것도 어쩌면 인간의 ‘무력함’을 느끼게 하심이 아닌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 자신의 ‘무력함’ 속에서 하느님의 ‘크신 능력’을 더욱 주목하게 됩니다. 쓰다보니 길어졌습니다.
사진은 지난 11월 12일 열린 워싱턴교구 제9대주교 Mariann Edga Budde 주교님(여성) 서품 직후 찍은 사진과 지난 번 미국 동부지역의 지진과
허리케인으로 부서진 교구 대성당(National Cathedral) 지붕 첨탑입니다.
감사 드리며 주님 은총 가운데 건강 하시기를 기도 드립니다.
워싱턴에서 최상석아타나시오 사제 올림
최상석 사제(Athanasius Choi)
성공회 워싱턴 한인교회
Washington Korean Christ Episcopal Church
Cell Phone 240-731-5420














기도와 신앙 / 생활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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