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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교구장 사목서신

작성일 : 2020-03-14       클릭 : 167     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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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구장 주교 사목서신 서울교구의 모든 교우님들께 삼위일체 하느님의 은총과 능력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우리는 사순절기임에도 온전히 사순절에 마음을 모을 수 없는, 당혹스런 상황에 놓여있습 니다.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이 심각한 상황이어서, 교구는 사순 첫날 ‘재의 수요일 예식’부터 이어지는 4주 동안 주일 성찬례를 비롯한 전례와 단체 활동을 중지했습니다. 본래 전례와 성 사의 교회인 성공회는 신자들이 직접 몸으로 참여하는 예배와 교육과 친교를 중시합니다. 그 럼에도 교회공동체와 사회의 건강과 안녕을 위해서, 여럿이 모여서 하는 사목활동을 멈추었 습니다. 주님과 교회를 사랑하고, 교우들과의 친교상통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 모두의 안타까움은 아쉬움을 넘어 아픈 마음입니다. 우리 사회 전반에 코로나19 확산으로 불안과 공포가 도를 넘쳐 종종 혐오와 비난으로 번지고, 경제는 교류와 협력과 순환이 막히고 불황과 침체를 맞 게 되었습니다. 세상에서 일상을 살고, 교회에 모여 예배하고, 다시 세상으로 흩어져 선교하 는 우리 그리스도인의 삶 역시 큰 위기입니다. 교우들의 봉헌이 없으면 재정이 곤란해지고, 교우들의 참여가 없으면 선교의 동력이 약해지기에, 우리 교회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올해로 이 땅에 성공회가 세워진 지 130년이 됩니다. 기울어가는 조선왕조 말기에 전해진 성공회는 이 땅에 하느님 나라에서 누리는 평등과 자유라는 새 희망을 전해주었습니다. 일제 의 식민통치와 한국전쟁의 참화 속에서도 교회는 해방과 자유와 평화를 갈망하는 신자들에게 든든한 의지처가 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이 굶주림과 가난을 극복하고 민주화와 복지사회를 이 루는 과정에서 성공회는 묵묵히 빛과 소금의 역할을 했습니다. 크고 화려한 교단은 아니지만, 장장 130년을 교회다운 교회로서 이어온 저력은 무엇일까요? 성공회를 지상최선의 교회로 여기며, 자부심과 정성과 기도로 교회를 지켜온 교우 여러분의 헌신 덕분입니다. 교회는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는 모임입니다. 잠시잠깐의 모임이 아니라, 하느님의 부르심을 따라 자신의 삶을 제자의 삶으로 봉헌한 이들의 새로운 결속체입니다. 코로나19 사태로, 함 께 모여 행하는 교회의 전례와 사목이 중지된 이 낯선 시간에 비로소, 우리는 교회의 참 의 미를 더욱 깊이 되새기게 됩니다. 

 

교회에 모여 예배를 드릴 때에 우리가 교회라는 공동체를 이루고 있다는 느낌은 의심의 여지없이 생생합니다. 그렇다면 공동예배를 마치고 저마다 흩 어져 세상에 있을 때, 교회는 어떻게 여전히 한 몸을 이룬 공동체일까요? 무엇이 우리를 하 나된 교회로 단단히 묶어줍니까? 무엇으로 우리가 자기 자신을 넘어서서, 서로 다르나 한 몸 을 이룬 공동체임을 확인할 수 있을까요? 우리 모임은 우리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우리를 삼위일체 하느님의 친교와 상통 안으로 불러주시는 그 분의 은총과 능력에 힘입은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교회위원과 직분을 맡은 사역자 여러분! 이번 기회를 통해 성공회 의 신앙생활은 습관적인 일상을 넘어서는 일임을 확인하고 도약해 보십시다. 교우 여러분이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 자신의 존재와 삶을 하느님께 봉헌하는 일이 교회공동체가 바로 서 는 길입니다. 교우 여러분이 하느님께 봉헌된 주님의 자녀로서, 세상의 어두움을 밝히고 세상 의 부패를 방지하고 삶의 기쁨을 회복하는 일이 교회공동체가 선교를 펼치는 길입니다. 주님의 은총 안에서 오늘의 어려움을 새로운 출발과 도약의 기회로 삼기 위해 교우 여러분 이 다시 기도와 정성을 모아주셔야 할 때입니다.

 

1. 교회와 세상을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의 기도가 우리 자신의 일에만 머무르지 않 고, 세상을 위해 교회를 위해 우리를 부르신 주님의 말씀에 귀를 기울이고 마음을 합칠 때, 우리는 성숙한 주님의 제자로 자라납니다. 하느님께서 지으신 창조질서 안에서 모든 존재는 은총의 관계 안에서 서로 연결되어 있습니다. 코로나19 감염증 사태의 시작과 경과는, 자연 과 인간이, 인간과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 안에서 서로를 존중하고 배려해야 함을 깨닫게 합 니다. 자신을 바쳐서 방역과 치료에 헌신하는 이들과 관계당국을 위해서 기도해 주십시오. 환 자와 주변분들, 감염증으로 돌아가신 이들을 위해서도 기도해 주십시오. 하루빨리 세계가 이 바이러스를 극복할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2. 교회공동체를 위하여 여러 방법으로 헌금을 해주십시오. 직접 교회에 전달하거나 계좌이체 를 통해 헌금하실 수 있습니다. 교회의 헌금은 참가비나 회비가 아닙니다. 우리 자신을 봉헌 하여 이룬 교회공동체를 지키는 일이며, 우리 믿음과 사랑과 희망을 하느님께 드리며 우리가 그분의 자녀임을 확인하는 일입니다. 전례 가운데 드리는 헌금이 봉헌의 전부가 아닙니다. 전 례를 드리는 우리 자신이, 우리 전부가, 우리 인생이 하느님께 바쳐진 존재임을 확인하는 일 이 봉헌생활입니다. 계좌이체나 카드결제 등의 방법이 중요한 게 아닙니다. 우리 마음과 재물 이 어떤 목적을 위해서 어디로 향하는지 깊이 살피는 일이 중요합니다. 

 

3. 교우들 간의 친교와 상통을 위하여 힘써 주십시오. 성직자들의 사목적 돌봄을 받는 일이 신앙생활의 핵심이 아닙니다. 교우와 교우 사이에 맺어지는 친교와 상통의 관계가 주님께서 모든 교우에게 복되게 맡기신 ‘평신도 사목직’의 출발점입니다. 교우님이 알고 있는 다른 교우 님께 전화와 문자로 안부를 묻고, 그리스도 안에서 격려와 위로를 나누어 주십시오. 성직자에게도 전화와 문자로 인사를 나누고, 상담도 하고, 격려도 해주시기 바랍니다. 교회공동체를 이룬 우리의 상호신뢰, 상호존중, 상호협력의 관계를 더 없이 충만하게 실현하려고 힘써 주십시오.

 

  4. 불안과 공포, 혐오와 소란을 피하여 깊은 피정의 기회로 삼아주십시오. 현재 교회가 조심 하는 것은 여럿이 모여 접촉할 때 생기는 감염의 위험뿐입니다. 주장과 논쟁을 피하여 주십 시오. 신앙생활이란 하느님 안에서 온전한 나를 찾아가는 여정이며, 하느님께 나를 맡기고 하 느님의 사람으로 감사와 기쁨과 보람을 누리는 일입니다. 교회와 성직자가 안내하는 말씀과 전례를 따라서 차분히 신앙을 성숙시켜 가시기를 바랍니다. 주님을 바라보고 주님께 의지하 며 기도해 주십시오. 

 

5. 우리보다 더 어려운 이들을 돌아보고 돕는 일이야말로 하느님의 은총을 누리며 하느님의 선교에 동참하는 최선 최고의 길입니다. 이번 사태로 이중삼중의 어려움을 겪는 장애인들, 독 거노인들, 소년소녀가장들, 노숙자들, 요양환자들, 이주민들, 영세자영업자들을 위하여 기도해 주십시오. 우리 가운데 가장 작은 이들을 위하여 작은 힘이라도 보탤 수 있으면, 주님께 사랑 을 베푼 이들로 칭찬을 받게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의 몸인 교회를 이루는 신자로서, 선교적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실천하는 교우 여러분께 하느님의 축복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이경호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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