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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서울 교구장 주교 사목 교서

작성일 : 2018-01-05       클릭 : 183     추천 : 0

작성자 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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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도 서울 교구장 주교 사목 교서

 

 

신자에서 제자로!’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수도자 그리고 성직자 여러분!

주님의 교회와 수도회와 그리고 모든 사회선교 기관과 가정 위에 하느님의 축복과 은총이 가득하시길 기원합니다. 하느님께서 은총의 선물로 주신 2018년도가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에게 새 희망으로 가득 찬 복된 한 해가 되기를 소망하면서 이 편지를 씁니다.

 

지난 2017년도는 저 개인은 물론 우리 교회와 국가적으로 매우 급격한 전환의 시기였습니다. 국가적으로는 대통령 탄핵과 정권 교체라는 엄청난 역사적 변화 속에서 우리 국민은 민주주의와 동북아의 국제 관계에서 한반도의 정의와 평화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깊이 깨닫는 기회였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청년 실업과 비정규직 문제, 소수자들의 인권 문제 등은 이 사회의 어두운 면을 보여주고 있으며, 교회는 우리 시대가 안고 있는 사회 문제와 과제 앞에서 선교의 사명을 어떻게 수행해야 하는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2016년도 초부터 많은 신자들과 성직자들이 교회의 개혁을 요구하였고, 그 해 연말 제52차 교구의회에서 성직자 평신도 대의원들께서는 부족한 저를 서울교구장 주교로 선출해 주셨습니다. 참으로 엄중한 시기에 교구장 직분을 맡으면서 저는 간절히 기도했습니다. “구세주이시며 평화의 왕이신 예수 그리스도여, 간절히 비오니 우리에게 은총을 베푸시어, 분열의 깊은 상처를 잊지 않게 하시고, 온갖 미움과 편견을 버리게 하시며, 경건한 일치와 화해를 방해하는 모든 악행과 악습을 없애 주소서. 성부와 성자와 성령이 하나이듯이, 이 땅의 모든 교회가 진리와 평화, 신앙과 사랑으로 하나 되게 하소서.”(성공회 기도서, ‘교회 일치를 위한 기도’)

 

여러모로 부족한 저는 바울로 사도가 고린토인들에게 보낸 편지를 읽으면서 큰 위로와 격려 그리고 희망을 발견했습니다. “하느님의 자비에 힘입어 이 직분을 맡은 우리는 결코 낙심하지 않습니다. (중략) 우리는 아무리 짓눌려도 찌부러지지 않고 절망 속에서도 실망하지 않으며 궁지에 몰려도 빠져 나갈 길이 있으며 맞아 넘어져도 죽지 않습니다. 이렇게 우리는 언제나 예수의 죽음을 몸으로 경험하고 있지만 우리의 몸 안에는 예수의 생명이 살아있다는 사실입니다.”(2고린 4:1-10)

 

우리를 격려하시고 힘을 주시는 분은 바로 우리 안에 계시는 주님이십니다. 저와 여러분들 각자 안에 있는 예수의 생명, 복음의 진리가 우리 교회를 이끌어 가십니다. 우리가 이 희망의 빛을 간직하고 서로 격려하고, 함께 모여 기도하면 하느님께서는 반드시 우리 교회, 우리 교구를 새롭게 일으켜 세우실 것을 믿습니다.

 

교회는 희망의 메시지를 선포하는 곳입니다. 죽음을 이기시고 부활하신 주님께서는 희망의 빛으로 우리의 내면을 밝히고 세상을 밝히는 빛이십니다. 그러므로 이 구원의 희망을 믿고 살아가는 우리들은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이대로 포기할 수 없다!”고 외치며 복음의 진리와 사랑의 빛을 밝혀야 합니다. 우리들은 약하나 우리 안에 계신 주님은 강합니다. 의롭고 경건하게 하느님의 구원을 기다리며 한 평생을 살았던 시므온과 안나처럼 우리들은 우리를 통해서 이루어 가실 구원의 빛과 희망을 품고 2018년 새해 힘찬 믿음의 행진을 하고자 합니다.

 

저는 우리 서울교구의 희망을 제자로 살기에서 찾습니다. 그래서 2018년도 교구 표어를 신자에서 제자로!’라고 정했습니다. 오랜 기도와 토론 끝에 정했습니다. 모든 성직자와 수도자는 물론이고 신자들 모두 제자의 삶을 살아야 합니다. 지난날 교회 안에 오류나 과실이 있었다면 우리 모두가 주님의 참 제자가 되지 못했거나 제자의 길을 벗어났기 때문에 발생한 일입니다. 주님께서는 우리를 부르시며 나를 따르라!’고 하십니다. 예수께서 들려주시는 말씀과 몸소 보여주신 인격과 삶의 방식이 우리를 통해서 드러나야 합니다. 세속적인 판단과 개인적인 집착과 사견을 가지고 교회의 질서와 일치를 깨뜨린다면 마땅히 회개해야만 합니다.

 

우리 자신이 주님의 제자가 되려는 열망과 결단 없이는 우리 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교회 개혁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제자로서 순명하고 제자다운 인격과 삶으로 변화된 사람들만이 교회를 교회답게 만들어 갈 수 있고 하느님의 영광이 그들을 통해 드러날 것입니다. 제자가 되는 길은 먼저 자기중심과 안일한 삶에서 벗어나는 일입니다. 예식을 거행하면 자동적으로 은총을 받는다고 믿는 것은 값싼 은총을 구하는 태도입니다. 자기 헌신과 봉사 없이 열광적으로 기도한다고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은총을 값지게 만들 책임이 있습니다.

 

사랑하는 교우들과, 수도자, 성직자 여러분!

저는 지난 교구의회에서 우리가 온전히 제자로 거듭나기 위해 교회 공동체의 쇄신과 성장을 이루어 가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개혁과 성장은 이 시대에 가장 시급하고 중대한 과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개혁과 성장은 동전의 양면처럼 함께 추진되어야 합니다. 성장을 목표로 하지 않는 개혁은 공허하며 개혁의 밑받침 없는 성장은 내실이 없기 때문입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반드시 신앙적인 자기 성찰이 전제되어야 합니다. 자기 성찰이 없이 성장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은 효율과 능력만을 가치 기준으로 생각합니다. 온전한 개혁과 성장의 목표와 방향이 그리스도의 말씀과 삶에 있다고 본다면 우리는 스스로 신앙을 점검해 봐야 할 것입니다.

 

저는 지난 53차 교구의회에서 우리 교구가 건강한 교회공동체로 거듭나기 위해서 3대 개혁과제와 4대 성장과제를 제시한 바 있습니다. 다시 한 번 우리의 목표와 방향을 모든 신자들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우선, ‘개혁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첫째, 성공회다움을 회복하는 일입니다. 거룩()하고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공()교회를 고백하는 우리는 개별적인 단체가 아니라 예수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는 한 몸을 이루는 공동체입니다. 교회를 통해서 하느님의 거룩함이 드러나야 합니다. 둘째, 이러한 공교회 정신을 회복하기 위해 참여와 협력을 통해 성숙한 의회제도, 상호신뢰가 있는 아름다운 교회를 이루어 나갈 것입니다. 셋째, 교회의 거룩함을 회복하기 위해 헌신과 섬김의 정신을 더욱 강화시킬 것입니다. 특별히, 그동안 사회복지 분야에서 성직자와 신자들의 헌신과 섬김이 있었지만 때로는 교회의 거룩함을 잊고 여타 사회복지시설과 별반 차이 없는 모습을 보여 왔음을 반성합니다. 이러한 이유로 세상 속에서 교회의 거룩함을 드러내기 위하여 사회복지선교에도 이 정신에 입각하여 판단하고 행동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으로 성장입니다. 성장을 위해 4가지 영역에서 선교사업을 전개하는데 첫째, 새 신자 영접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새 신자 전도에 미약했음을 반성합니다. 최근 들어 한국교회의 다양한 병폐로 실망한 가나안 신자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러한 때, 길 잃은 양들을 주님의 품으로 다시 불러 모으기 위해 우리교회는 성공회다움에 걸맞는 전도방식, 새로운 정보통신기술에 기반한 선교도구를 적극 활용할 것입니다. 동시에 우리교회의 모든 구성원들에게 환대의 문화가 활짝 꽃피우길 기대합니다. 둘째, 미래세대 양육입니다. 어린이들의 웃음과 젊은이들의 발랄함이 교회 안에 충만할 때, 교회의 미래는 밝습니다. 어린이들을 사랑하신 예수님을 닮는 교회가 되도록 교회학교 교사들을 격려하고 이들의 역량을 증진시키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셋째, 사목역량 강화입니다. 평생교육의 시대를 사는 우리들은 급변하는 사회에 걸맞게 끊임없이 배워야만 합니다. 사제들도 예외일 수 없습니다. 개인적으로 기도와 공부 뿐만 아니라, 사제들 간에 서로 협력하고 각자의 달란트를 나누는 아름다운 모습을 통해 우리의 사목역량을 높여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각 교회 및 기관이 자신들의 구체적인 비전을 세우고 실천하도록 독려하겠습니다. 목적이 없는 삶은 초심을 잃고 나태하기 쉽습니다. 교구는 각 교회지체들과 함께 비전을 세우고 실천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수도자 그리고 성직자 여러분!

이 모든 개혁과 성장은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의 진정한 제자로 살아갈 때가능합니다. 우리 자신이 주님의 제자가 되려는 열망과 결단 없이는 우리교회의 성장과 발전은 기대할 수 없습니다. 2018년 새해 우리교회가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가서 모든 사람들을 제자 삼으라!”는 지상명령에 순종하여 주님의 영광이 우리를 통해 드러나길 간절히 바랍니다.

 

모든 신자들과 수도자와 성직자 여러분 위에 하느님의 거룩한 축복이 임하시길 빕니다.

 

 

 

 

201811일 거룩한 예수 이름 축일에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교구장 이경호 베드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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