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와 신앙 / 생활묵상
설교 말씀
자유 게시판
교회 사진첩
한줄 나눔
교회 소식 / 공지사항
가족 소개
자료실
성서 이어쓰기



연중24주일(나해)

작성일 : 2018-09-16       클릭 : 74     추천 : 0

작성자 안양교회  
첨부파일
20180916(연중 24주일).hwp

     눈을 뜬다는 것은 자신의 본래면목을 본다, 알아차린다는 의미로, 오늘 본문은 두 눈 뜸의 중심에 있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 라는 물음은 '너 어디 있느냐?' '당신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고 있소?'라는 물음입니다.


     여러분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십니까? 하느님 앞에 여러분은 어떤 존재입니까? 깊은 침잠 속에서 성찰하고 묵상하실 때, 하느님께서 말씀해 주십니다. 심연의 솟구쳐 오르는 생각과 느낌이 곧 여러분의 고백이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내면의 소리, 소리 없는 소리가 여러분이 갈망하는 열정이고, 여러분 자신입니다. '우리는 당신의 말만 듣고 믿었지만 이제는 직접 그분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야말로 참으로 구세주라는 것을 알게 되었소.'(요4;42) 이것이 눈 끔, 정체성, 존재의 본질을 확인하는 작업, 자신의 성탄입니다.


     성탄 후에 우리는 예수님의 함구령 ‘아무에게도 하지 말라.’의 말씀에 따라 더욱 깊은 침잠, 침묵 속에서 숙성의 과정을 통해 육화해야 합니다. 눈 뜬 자만이 길을 갈 수 있습니다. “그 때에 비로소 예수께서는 사람의 아들이 반드시 많은 고난을 받고 원로들과 대사제들과 율법학자들에게 버림을 받아 그들의 손에 죽었다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시게 될 것” 수난 예고, 영광에 이르는 여정, 반드시 고난을 통해서만 본래면목을 실현할 수 있습니다. 그리스도가 하늘의 뜻을 이루기 위해 가야했던 십자가의 길, 비움의 여정입니다. 이 여정은 자기를 버리는 일로, 자기를 버리는 것은 내 인생의 주인자리를 꿰찼던 거짓자아, 육체적 본능과 탐욕, 생존전략을 구사했던 초자아, 부정적인 생각들을 버리는 작업입니다. 존재의 본질을 거부하고, 부정하는 생각을 버리는 것입니다.


     육체적 욕구, 탐욕은 움켜잡는 일입니다. 그러나 영적 갈망과 열정을 성취하는 일은 버림, 비움을 통해서 이루어집니다. 잃고자 하면 얻고, 얻고자 움켜잡으면 잃게 되는 역설의 진리, 십자가에서만 자기를 버리는 일이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내면에서 주인 행세하는 원로(오래된 상처들), 대사제(왜곡된 하느님 상), 율법학자(도덕 선생, 초자아)에 의해 십자가에 달리게 되는 예수, 예수가 상징하는 선한 양심, 갈망, 열정이 억압당하고 거절당하고 버림을 받아 십자가에서 죽음을 당하게 되는데, 그러나 결코 죽은 게 죽은 게 아니고, 그 양심과 열정은 사흘 만에 다시 살아나 자신을 부끄럽고 수치스럽게 여기게 되고, 끝내 항복하게 됩니다.


     십자가 위에서 쏟아 부어주시는 하느님의 사랑, 성품과 인격, 새로운 창조, 십자가에서 뿜어주신 숨, 하느님이심 포기하고, 나로 하여금 하느님의 자리에 오르게 하신 사랑이 가슴 벅차게 하십니다. 나로 하여금 그리스도로, 하느님으로 살게 하시는 은혜를 가슴으로 깨닫게 하심으로 나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들이 종말을 고하게 되고 나로 하여금 오롯이 십자가를 지고 주님을 따르게 하십니다. “소문으로 겨우 들던 하느님을 이제 이 눈으로 뵙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제 말이 잘못되었음을 깨닫고 티끌과 잿더미에 앉아 뉘우칩니다.”(욥42;5-6) 이처럼 나를 향한 하느님의 사랑의 빚, 은혜와 사명을 곱씹고 되새기며 가는 삶이 십자가를 지고 가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자신의 정체성, 본질을 깨닫고, 그리스도가 되어, 그리스도께서 자신을 비우는 십자가를 지셨듯이, 그렇게 살아가시기를 축원합니다. 

 

 


덧글쓰기  

광고성 글이나, 허위사실 유포, 비방글은 사전 동의없이 삭제될 수 있습니다.

이전글 연중 25주일(나해) 안양교회 09-23 77
다음글 연중23주일(나해) 안양교회 09-09 69


 

교회소개 | 오시는길 | 개인정보 보호정책 | 이용안내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안양교회    담당사제 : 윤병학   주소 :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동편로 92번길 50    개인정보관리책임 : 윤병학
전화 : 031-423-84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