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3주

회개는 축복입니다!

성수대교가 무너지고, 삼풍백화점 사고가 났을 때, 당시 대통령의 말투를 흉내 낸 “ 우째 이런일이?” 란 말이 유행 했었습니다. 저는 그 사건을 묵상하다가 오늘의 복음을 만나게 되었습니다. 그 사건은 우리의 회개를 위한 것이고, 그 때 희생된 영혼들은 우리가 겪을 죽음을 대신한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우리 모두 회개운동을 벌이자고 외쳤지만, 시골구석에 있던 무명신부의 말에 귀 기울이는 사람은 당연히 아무도 없었습니다.

“ 너희도 회개하지 않으면 망할 것이다‘ 그러나 이 말씀은 철저히 외면당하고, 그 후로도 우리는 세월호를 거쳐 최근의 각종 안전사고 까지 네 탓하며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모습만을 보게 되면서 언젠가 닥칠 위험을 걱정하는 처지가 되었습니다.

기독교의 언어 중에서 “회개”는 많이 쓰이는 말이지만, 그만큼 오해도 많이 받는 말 입니다. 많은 이들이 회개를 부담스러워 하거나 불쾌해 합니다. 심지어 믿는 사람들 중에도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고해성사도 어느덧 화석화된 성사가 된지 오래입니다. 회개란 말을 지은 죄를 고백하는 것으로 한정하고 “회개하라”는 말은 마치 사람을 죄인 취급하는 도구로 이해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회개에 대한 그런 이해는 극히 부분적인 이해에 불과합니다. 죄를 고백하는 고해를 “성사”라고 부르는 것은 그 것이 우리를 정죄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용서하시고 자유케 하시는 은총을 경험하는데 초점이 있기 때문입니다.

회개를 뜻하는 히브리어는 “메타노이어” 라고 하는데, 이 말의 의미는 “가던 길에서 돌이킨다”는 뜻입니다. 즉, 주님을 등지고 내 좋은 대로 가던 길에서 돌이켜 주님께로 향하는 것이 회개의 바른 의미입니다. 이사야의 말씀을 보면, 너희가 살던 방식으로는 필연적으로 허기와 갈증으로 고생하게 될 것이라는 것과 그 고통에서 벗어나는 길은 야훼 하느님께 돌아오는 것임을 알려 주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내게 돌아오라!” 는 주님의 회개 명령은 우리를 정죄하고 심판하고 죄인으로 만드는 말씀이 아니라 우리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를 살리시려는 사랑의 말씀이고 축복의 말씀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회개를 통해 부어주시는 하느님의 은혜를 충만히 경험하시기를 축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