믿음의 사람들
옥토를 황무지로 만드는 아주 쉽고도 편한 방법을 아십니까? 그 것은 아주 간단합니다. 그냥 밭을 내버려 두는 겁니다. 아무 것도 안하고 내버려 두면 잡초가 무성하고 짐승이 뜯고 고랑도 희미해지고 어느덧 황무지가 되어 버립니다.
그런데, 우리 믿음도 이와 비슷합니다. 주일도 안지키고 예배도 안드리고 기도도 안하고 성경도 안읽고 교우들과 교제도 안하고 그냥 편하게 내버려 두면 어느덧 우리 믿음은 온갖 세상 욕망과 죄로 가득차게 되고 과거 경건하고 열정적이 었던 모습은 찾을 수 없게 됩니다. 오늘 이사야 서를 보면 하느님께 등을 돌린 이스라엘에게 내리는 징벌이 바로 이와 같습니다.
“ 울타리를 걷어 짐승들에게 뜯기게 하고 담을 허물어 마구 짓밟히게 하리라. 6 망그러진 채 그대로 내버려 두리라. 순을 치지도 아니하고 김을 매지도 않아”
로마서 1장에도 하느님을 등지고 죄를 짓고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징벌이 그들의 욕정을 따라 살도록 내버려 두는 것이라는 내용이 나옵니다. 주님이 씨뿌리는 자의 비유로 우리 마음을 밭으로 사용하신 것은 참으로 적절한 비유 인 것 같습니다. 우리 맘대로 하고 싶은 대로 살아가는 것이 자유롭고 편할 것 같지만, 하느님의 품을 떠난 우리의 모습이 경작되지 않고 버려진 땅과 같다는 겁니다.
세상은 믿음의 사람들을 보고 의존적이라느니, 아직도 그런 미개한 신앙을 갖고 있냐는 등 조롱합니다. 최근에는 교회가 오히려 세상의 걱정거리가 됐다는 말을 들으면 우리 믿는 이들의 자존감은 더욱 위축되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적절한 때에 하느님의 관리와 손길이 필요하다는 사실을 깨우치는 것을 루가복음의 돌아온 탕자 에서는 “제 정신”이 들었다고 표현합니다.
히브리서에는 그 믿음의 사람들에 대한 보고서입니다. 이 말씀을 읽다 보면 믿음의 사람들은 정말 대단한 일을 했고 실제로도 대단한 사람들이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날 기독교의 문제는 세상 속에 너무 잘 녹아들어 불신자와 신자의 차이가 거의 없이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람은 세상이 감당치 못하도다” (히브 12: 38 개역성경)
오늘 우리 신앙의 문제는 신앙의 선조들처럼 기독 신앙의 야성을 잃어버린데 있는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