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개의 증거
세례요한은 루가복음 3:8을 통해 “너희는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보여라.” 하고 선포하였습니다. ‘회개’는 그저 뉘우치고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생각과 삶을, 하느님의 뜻하심에 맞추고자, 끊임없이 노력하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오늘 복음말씀으로 본 루가복음 19:1 이하에서 ‘자캐오’라는 세관장을 봅니다. 그의 이름 앞에는 ‘돈 많은’이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그가 돈이 많을 수 밖에 없는 이유가 있습니다. 당시 로마제국에서 급여를 받고 세금을 거두어들이는 직업을 가진 세리들은 이스라엘 백성들 가운데서 뽑았는데, 그들은 자신의 동족들로부터 로마제국에서 요구하는 세금보다 더 많이 거두어들이고, 돈을 착복하여, 로마인들 보다도 더 싫은 존재였습니다. 그 가운데에서도 세리장은 동족의 돈을 착복하는 가장 정점에 있는 직위였기 때문에 더더욱 이방인 취급을 받았습니다. 자캐오의 마음속에는 동족들로부터, 환멸과 멸시를 당하는 것에 대한 서글픔 마음이 점차 자라고 있었고, 마침 모든 죄를 용서해 주신다는 예수님에 대한 소식을 듣고는 체면도 다 버리고, 오직 예수님을 한 번이라도 뵙기 위해 작은 키를 무화과나무에 의지하여 예수님을 보았던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예수님을 만나기 위해, 자신의 죄를 용서받기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오직 예수님만을 바라보았던 것입니다. 그리고 늘 미움의 대상이었던 그에게 예수님께서 ‘네 집으로 가겠노라’하신 다정한 말씀을 듣자, 그는 곧 마음의 모든 짐을 내려놓고 기쁨에 넘쳐 예수님을 영접하게 됩니다. “주님, 저는 제 재산의 반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렵니다. 그리고 제가 남을 속여먹은 것이 있다면 그 네 갑절로 갚아주겠습니다.”하는 고백으로 회개했다는 증거를 행실로 드러내고자 했습니다. 구세주 예수님을 모시고 산다는 그 증거가 우리의 생활과 삶의 모습을 통해서 드러나야만, 우리의 자녀 뿐만 아니라, 우리의 이웃들에게 감화감동을 주고, 참된 하느님의 자녀가 되는 길로 인도할 수 있는 것입니다.
우리가 회개한다는 것은 3가지의 변화를 필요로 합니다.
첫째로, 생각의 변화입니다. 이제까지의 삶이 ‘나’ 자신이 중심에 있었다면, 이제는 ‘하느님’께서 그 중심에 계셔야 합니다. 잠언서 3:5-6에 “마음을 다하여 야훼를 믿어라. 잘난체 하지 말고 무슨 일을 하든지 야훼께 여쭈어라. 그가 네 앞길을 곧바로 열어 주시리라”는 말씀이 있습니다. 기도와 말씀을 통해 하느님을 늘 중심에 두고 생활하심으로써, 모든 일에 담대하고 은혜로운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둘째로, 회개는 생활의 변화입니다. 자녀나 가족들, 이웃에게 ‘잔소리 꾼’이 되지 마시고 하느님의 말씀으로 사랑을 전하는 전도자가 되어야 합니다. 특히, 잠언서 11:9에 “하느님을 저버린 사람은 혀로 이웃을 죽이지만, 착한 삶은 기도로 이웃을 살린다.”는 말씀을 기억하여, 우리의 생활과 삶이 기도가 되고, 주변에 하느님의 사랑과 은혜로 감화감동을 주는 삶이 되어야 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회개는 삶의 자리의 변화입니다. 내 가족, 우리교회, 더 나아가서 내가 머물고 있는 모든 곳이 ‘하느님 나라’가 될 수 있도록, 말씀의 실천과 기도로 살아가려는 끊임없는 노력이 있어야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