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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25] 설날


2017년 서울교구장 주교 신년 사목서신

작성일 : 2016-12-30       클릭 : 52     추천 : 0

작성자 약수동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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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 교구장 주교 신년 사목교서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교회

 

2017년 정유년(丁酉年) 새해를 맞이하면서 성경 말씀으로 인사를 드립니다.

야훼께서 너희에게 복을 내리시며 너희를 지켜주시고, 야훼께서 웃으시며 너희를 귀엽게 보아주시고, 야훼께서 너희를 고이 보시어 평화를 주시기를 빕니다.”

(민수 6:24-26)

이 말씀이 교우 여러분의 가정과 교회 그리고 수도회와 사회선교현장에, 나아가 이 땅의 모든 백성에게 성취되는 새해가 되기를 기도드립니다.

 

작년 2016년은 격동의 한 해였습니다. 국가 지도자와 권력자들로 인해 우리 국민들이 얼마나 실망하고 고통스러워했는지 모릅니다. 하지만 선한 양심으로 촛불을 든 국민들은 비폭력 평화집회를 통해 새로운 사회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그 끝이 어디이든 선한 생각들이 좋은 열매를 맺게 되도록 역사의 주관자이신 하느님께 간절한 기도를 멈추지 않아야 할 것입니다.

 

지금 이 서신을 쓰고 있는 제 마음이 새삼스럽습니다. 교구장 주교로서 드리는 마지막 신년교서가 되기 때문입니다. 주교로 지낸 8년을 돌아보면 아쉬움과 부끄러움이 많기만 합니다. 그래도 부족한 제가 교구장 주교로서 여러분을 섬길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주님의 은혜요, 여러분의 기도 덕분입니다. 깊이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한 해를 돌아보면 감사한 일이 참 많았습니다. 우리 서울교구는 지난 한 해를 하느님 나라를 세워가는 교회라는 선교 목표로 시작했습니다. 세상은 이미 크리스천으로 살기에는 아주 버거운 모습으로 가득 차 있습니다. 전도된 가치는 말할 것도 없고, 그로 인해 인간과 인간 사이에는 믿음보다는 불신이, 사랑보다는 증오가 더 큰 무게로 짓눌려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어떻게 하면 하느님께서 주신 세상을 좀 더 밝고 건강하게 만들어 갈 수 있는가 하는 것을 교구의 가장 큰 선교 과제로 설정했습니다. 이로 인해 먼저 다음 세대를 위한,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한 새로운 교육 환경을 만들어 갈 것을 다짐하게 되었습니다.

 

그 첫 번째로 ‘2016년이 교회학교 부흥의 원년이 되게 하자는 비전으로 선교의 초점을 주일학교에 맞추게 된 것입니다. 미래세대를 세워가는 일은 교회의 아주 중요한 선교과제입니다. 한 때 영국이든, 미국이든 경제적 성장으로 나라 전체가 교회를 등지게 되었을 때에 교회를 다시 살린 힘은 주일학교였습니다. 교회에서 아이들에게 새로운 가치를 꿈꾸게 했습니다. 아이들이 이 교회를 살려낼 것입니다. 학생들이 이 교회를 살려낼 것입니다.

불행하게도 오늘의 한국 교회조차도 맘몬(물질의 신)에게 사로잡혀 성공 지상주의에 함몰된 것이 사실입니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부모님들도 아이들에게 하느님께서 만들고자 하시는 새로운 시대의 꿈을 보여 주지 못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신앙을 유산으로 물려주어야 한다는 생각조차도 희미해진 것 같습니다. 해서 우리 대한성공회만이라도 거룩한 가정을 회복시키기 위한 운동을 전개하여 새로운 시대,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들에게 신앙의 유산을 기쁨으로 넘겨줄 수 있도록 각 기관과 교회가 앞장서야 할 것입니다.

 

또 하나의 축은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교회가 되기 위해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일입니다. 새로운 선교적 교회의 모델을 개발해서 이미 5개 선교교회가 열심히 노력하고 있고 작년에는 포천에 예수평화마을, 2017년에는 영등포교회가 새로운 모델로 교회를 개척하고자 준비 중에 있으며, 동탄 2단지 신도시에도 선교 교회를 위해 토지를 구입한 바 있습니다. 이런 사역은 교회의 숫자를 늘리고자 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복음을 세상과 나눌 수 있을까 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며 과제인 것입니다.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선포하는 교회 개척사역이 보다 다양하고 힘 있게 추진되도록 더 많은 기도와 후원이 필요합니다.

 

아시다시피 2016년은 나눔의 집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였습니다. 가난한 이웃과 더불어 살며 하느님의 사랑을 나누고자 시작된 나눔의 집이 이제는 청장년의 나이가 되었습니다. 초기 나눔의 집을 시작한 사회 선교의 가치, 가난한 이들과 함께 하는 교회의 본질을 회복하는 신앙운동은 우리 대한성공회의 바탕이 될 것이라 굳게 믿습니다. 이렇게 우리 교회는 교회의 겉모습보다는 기독교 신앙의 기본 가치를 우선해 왔기 때문에 지금 진행하고 있는 새로운 모델로서의 선교적 교회의 모습도 소중한 결실로 하느님께 바쳐질 것이라 믿습니다.

지난 8년 여, 각 교회와 기관을 순방하면서 몸과 마음을 다해 헌신하시는 교우님을 만나게 되면 저절로 감사의 마음을 더 깊이 느끼게 됩니다. 늘 경험하시는 일이겠지만 한국사회에서 성공회라는 그릇으로 신앙 생활하기는 여러 가지 면에서 쉽지 않아 보입니다. 천주교도 아니고 개신교라 하기에도 적절치 않은 구조가 선교적 동력을 가지게 하는데 장애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이런 여건을 넘어서서 자랑스럽기는커녕 오히려 때로는 초라하기까지 한 지역교회를 정성으로 섬기는 교우님들의 밝고 환한 모습을 볼 때마다 오히려 제가 위로를 받고 힘을 얻습니다. 물론 비판적인 눈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교회의 미숙함과 어눌함, 이에 따른 속도감에 안타까워하시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이를 극복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도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10년 신앙의 기초체력을 만드는 일에 전력을 다해 왔습니다. 성공회라는 그릇이 중요하기보다 기독교 신앙이 중요하고, 성서가 중요하고, 기독교인으로서의 삶이 중요하다고 가르쳐 왔습니다. 설사, 빨리는 가지 못하더라도 뒤로 쳐지는 사람은 없도록 염려하며, 돌보며, 감사하며 지금까지 달려 왔습니다. 이렇게 적어도 우리 대한성공회만큼은 인간존엄의 최고 가치를 실천하는데 최선을 다하는 교회라면 비록 세상에서는 대접을 받지 못한다 하더라도 하느님께서는 정말 좋아하시는 교회라고 믿어 의심치 않았습니다. 제게 이런 자긍심을 갖게 해 주신 이름 없이 소문 없이 묵묵히 기도하고 정성껏 살아오신 모든 교우님들께 다시 한 번 감사를 드립니다.

다시 한 번 다짐합니다. 교회는 예수님께서 피 값을 치르고 사신 하느님의 백성들이 머무는 곳입니다. 예수님이 교회의 주인입니다. 그리하여 주님의 눈길이 머무는 가난한 이웃의 곁으로 우리를 인도해 주시고, 그들을 섬기는 주님의 손과 발이 되게 하시는 것은 바로 여러분들을 구원하셨다는 은총의 선물임을 받아들이시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을 쓰시겠다고 하실 때에 기꺼이 아멘해 주시기 바랍니다.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우리 모두 함께 주님만을 바라봅시다. “하느님의 나라를 확장해 가는 교회는 바로 여러분들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으로 만들어져 갑니다. 여러분들이 나서지 않으면 아무도 나서지 않습니다. 여러분의 구원을 위해, 우리 교회를 위해, 하느님 나라의 확장을 위해 귀히 쓰임 받는 여러분 되시기를 간절한 마음으로 축복합니다.

새로운 시대에는 새로운 교회가 필요합니다. 그렇게 새로운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기 위해서 하느님께서는 큰 축복을 주셨습니다. 참으로 감사하게도 지난 52차 서울교구의회를 통해서 이경호(베드로) 사제님을 새로운 교구장 주교 후보로 선출하였습니다. 이경호 사제님은 다가오는 429일에 주교로 서품을 받고 715일에 교구장으로 승좌하게 될 것입니다. 우리 교회가 새로운 주교와 함께 심기일전, 힘차게 웅비할 수 있기를 교구 가족 모두와 함께 기도할 것입니다.

 

우리의 믿음의 근원이시며 완성자이신 예수만을 바라봅시다. 그분은 장차 누릴 기쁨을 생각하며 부끄러움도 상관하지 않고 십자가의 고통을 견디어내시고 지금은 하느님의 옥좌 오른편에 앉아 계십니다.”(히브 12:2).

 

성직자, 수도자 그리고 교우 여러분,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 축복합니다.

 

 

201711일 거룩한 이름 예수 축일

 

대한성공회 서울교구장 김근상(바우로)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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