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드릴 나귀와 종려가지는 무엇입니까?
주님의 예루살렘 입성 기사에는 먼저 맞은 편 마을에 묶여있는 나귀를 풀어 주님께 데려오는 일부터 시작됩니다. 주님을 등 뒤에 싣고 가므로 세상사람들에게 주님을 나타내 보여야 하지만, 현재는 주님 편이 아니라 주님의 맞은 편 ( opposite side)에 묶여 있는 나귀! 두 제자가 가서 풀어서 주님께 인도해야 할 나귀! 이러면 대충 나귀의 영적의미가 파악될 수 있을 겁니다. 물론 그 나귀는 우리가 인도해야 할 다른 영혼을 나타내지만, 우리 마음 속에 있는 주님의 반대편에 묶여있는 욕망과 죄성, 재능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나귀타고 오시는 주님” 우리 마음의 예루살렘에 임하시는 주님의 모습을 상징적으로 나타내는 장면입니다. 보통 왕의 행차는 악대와 호위대 등 수행원을 대동한 거대한 행렬입니다. 나귀는 이런 왕의 행차와는 많이 다릅니다. 많은 여성들의 로망인 ‘백마탄 왕자’ 와도 다릅니다. 네 필의 말이 끄는 개선장군의 행차에 비하면 택도 없이 초라합니다. 그러나, 당시의 나귀는 그렇다고 무시할 수 있는 교통 수단도 아닙니다. 확실하게 보이거나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고 무시할 수도 없는, 주님이 우리에게 임하시는 모습이 꼭 그런 모습입니다. 광야를 통과하는 동안 이스라엘 백성과 함께한 주님의 임재의 상징은 “구름기둥”입니다. 비행기를 타보신 분은 아시지만 구름기둥은 막상 그 속에 들어가면 그냥 안개처럼 뿌연 상태를 경험합니다. 즉 긴가민가 하는 상태가 주님이 우리 가운데 계시고 우리와 함께 하는 싸인 이라는 겁니다.
나귀 타고 오시는 주님 앞에 제자들과 백성들이 깔아 드렸던 겉옷과 나뭇가지의 의미와 관련해서, 겉 옷은 복음서의 여러 기사에 등장합니다. 고침받은 소경이나 나환자가 겉옷을 벗어 버리고 주님께로 가는 장면에서 우리는 이 겉옷이 우리의 신분이나 직위, 배경 ,또는 나를 둘러 싸고 내가 의지하는 세속적 힘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나뭇가지는? 창3장에서 선악과를 먹은 아담과 하와가 자신들의 수치, 특 죄를 가리기 위해 사용한 것이 나뭇가지입니다. 초막절을 지키기 위해 산으로 들로 다니며 나뭇가지를 모아다가 초막을 짓고 거기서 베옷을 입고 7일간 회개하는 것에서 볼 때 나뭇가지는 우리의 죄성과 욕망, 우리가 쓰고 있는 가식의 가면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오늘 우리 마음의 예루살렘으로 오시는 주님을 위해 우리 마음에 묶인 내 자아를 주님께 드리고, 그 분 앞에 우리의 체면과 죄성을 내어 놓는 성지주일이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