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우리는 나에게 오고 나를 믿는 사람들은 결코 배고프지도 목마르지 않는 길로 이끄시는 주님의 말씀을 다시 듣게 됩니다. 참으로 난해한 말씀입니다. 주님은 자신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며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라고 말씀하고 계십니다. 이 말씀을 듣고 있던 유다인들은 도무지 못마땅해 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들은 주님께서 살아온 삶을 다 알고 있는 자들이기 때문입니다.
주님께선 그런 그들을 향해 아버지께서 이끌어 주시지 않으면 아무도 나에게 올 수 없다라고 말씀하십니다. 이 말씀이 전하고자 하는 뜻은 하늘에 계신 아버지는 형태를 지니고 계신 분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만유 위에 만물 안에 존재하시는 분이시라는 뜻은 우리로 하여금 마음의 형태를 지니고서는 우리의 존재가 하느님의 형상을 그대로 닮았다는, 존재의 참된 의미를 깨달을 수 없다는 것입니다. 어린아이 같이 모든 경계를 허물어 버리지 않으면 아무도 하느님 나라에 들어갈 수 없다는 것입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 바로 이 뜻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믿어야 할 것 다가서야 할 것, 그리고 먹고 마셔야 할 양식은 말씀으로 우리에게 오신 예수 그리스도를 내 안에서 그리고 만물 안에 거하신 주님의 사랑과 우리의 삶을 통해 이루고자 계획하신 것을 깨닫고 믿는 것을 의미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에게 생명을, 살아있음의 기쁨과 감사함을 누리게 하는 주님의 살입니다. 주님의 살을 먹는다는 것은 곧 우리의 삶이 주님의 삶으로 시작되고 자라나며 평화를 누리게 되는 것입니다. 엘리야가 절망의 문턱에서 하느님께서 베푸시는 양식을 먹고 밤낮 사십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도착하는 여정이 바로 주님을 믿는 것입니다. 자기 자신을 비워 하느님의 양식으로 살아가는 삶을 의미합니다.
이것을 믿는 그리스도인의 삶을 사도 바울로께서 자세히 에페소교우들과 우리들에게 전하고 계십니다. 우리는 한 몸의 지체로 서로 진실하고 화를 풀고 선한 일을 하고 남들을 살리고 기쁨을 주는 사람이 되려고 애쓰라고 권고합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받는 자녀답게 하느님을 닮아가는 삶이 우리 그리스도인들의 생활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 길이 바로 당신 자신을 바치신 사랑이라고 말씀하고 계신 것입니다.
오늘은 특별히 평화통일주일로 전세계교회가 함께 기도하는 날입니다. 일제압제에서 벗어난 우리가 세계 유일의 분단국으로 존재하는 아픔을 주님께 봉헌합니다. 이 민족이 걸어야할 평화의 길이 무엇인지를 깨닫는 나라가 되도록 말입니다.
교우 여러분! 생명의 빵으로 오신 예수님을 먹고 마시는 이 감사성찬례는 그가 우리를 위해 당신 자신을 바치신 그 사랑을 먹는 것입니다. 이 빵과 주님의 사랑이 그리고 주님을 닮아가는 헌신의 삶이 우리에게 생명을 가져다주는 것입니다. 이 생명이 바로 서로 사랑하는 삶입니다. 이 사랑이 우리를 굶주리지 않게 하며 영원히 살아있게 하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