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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 11주일(나해)

작성일 : 2018-06-17       클릭 : 50     추천 : 0

작성자 안양교회  
첨부파일
20180617(연중11주일).hwp

     오늘 본문은 하느님의 나라에 대한 비유의 말씀입니다. 자라나는 씨앗의 비유에서는 하느님 나라, 혹은 우리의 믿음이 자라는 신비에 대해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지나 노력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은총에 의해 자라는 신비를 말씀하고 있습니다. 또한 겨자씨의 비유에서는 그 시작은 미미하고 보잘것없지만, 자라나면 보금자리를 제공할 수 있는 큰 나무가 된다고 말씀하십니다.

 

     그러나 비유가 담고 있는 은유와 상징을 좀 더 음미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복음 본문 또한 비유의 뜻과 의미를 각자의 삶으로 끌고 들어와 해석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하느님의 나라는 밖에 있는 영토적 개념이나 환경이 아니라, 우리 내면에 있기 때문에 우리의 믿음과 비례합니다. '하느님 나라가 오는 것을 눈으로 볼 수는 없다. '보아라, 여기 있다.' 혹은 '저기 있다.'고 말할 수도 없다. 하느님 나라는 바로 너희 가운데 있다.'(17;20-21)고 했습니다. 우리의 믿음이 얼마나 자라는가에 따라 하느님의 나라는 확장됩니다. 땅에 뿌린 씨앗은 하느님의 말씀이기도 하고, 또한 우리가 살아가며 경험되는 모든 사건, 상황, 모든 순간이 모아진 날들이고, 그때에 경험하게 되는 마음과 느낌, 생각들은 아닐까요? 경험된 모든 날들, 순간들이 삶을 자라게 하고, 풍성하게 하고, 성숙에로 나가게 하는 씨앗들입니다. 그러나 밭이 옥토로 바뀌어야만 풍성한 낱알이 맺힐 수 있습니다. 뿌려놓은 씨앗은 하루하루 자고 일어나는 사이에 삭이 트고 자라나 열매를 맺는데, 이는 하느님의 시간 안에서 기다림입니다. 시간을 그리스인들은 '크로노스','카이로스'로 구분하는데, 크로노스는 가만히 있어도 그냥 흘러가는 자연적인 시간이고, 무의미하게 흘러가는 시간 속에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카이로스입니다. 그 의미는 우리가 하느님 앞에 모든 것을 낱낱이 아뢰고 묻는 직관적 성찰기도, 침묵 기도를 통해서 흘러간 시간 속에서 의미를 찾아내고, 성숙의 기회로 삼는 하느님의 시간입니다.

 

      모든 순간들, 날들, 긍정이든 부정이든 모든 것들을 하느님 앞에 가져와서 성령의 기억과 조명을 통해 그 의미를 재해석할 때만이 그 모든 날들이 디딤돌이 되고, 성숙의 열매를 맺게 합니다. 우물 안 개구리의 시각으로 이해하고 기억했던 흘러간 모든 일들을 하느님께로 가져와서 하느님의 시각, 우주적 관점으로 보시는 분들에게는 치유와 비전, 감사와 기쁨의 시간들로 바뀌게 됩니다. 그리되면 겨자씨와 같이 아무것도 아니라고 생각했던 흘러가는 순간들이 모두가 성숙의 디딤돌이 되어 주 예수 그리스도처럼 십자가에서 모두를 품어 안는 큰 사랑의 소유자, 성숙한 인격, 믿음의 사람이 됩니다. 일기를 쓰거나 의식성찰 기도를 하거나 침묵과 묵상의 기도로 그 모든 사건, 일들을 가져오는 사람들은 크로노스를 카이로스 바꾸는 사람입니다. 여러분 모두가 시간을 흘려보내시기보다는 시간을 되돌리고 붙잡아 그 시간에 숨겨진 의미를 재발견하심으로 하루에 천 날을 담아내는 은총의 시간, 크로노스를 카이로스로 바꾸시기 바랍니다. 모든 시간, 순간이 의미 없는 시간은 없습니다. 그 모든 순간, 상황, 사건, 그리고 그때에 일어나는 감정과 생각, 느낌들이 모두가 기도입니다. 기도로 승화시키기 위해 그것을 하느님 앞으로 내놓는 여러분이 되시기를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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