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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16주일

작성일 : 2018-07-22       클릭 : 58     추천 : 0

작성자 안양교회  
첨부파일
20180722(연중16주일).hwp


사람들은 때때로 주객전도의 늪에 빠질 때가 얼마나 많습니다. 행복의 방편이 행복을 볼모로 삼고 재물을 쌓기에 급급한 경우가 그렇습니다. 우리가 하느님의 일을 하다가 어느 순간 사람의 일, 자기 욕구 충족의 장으로 전락하곤 합니다. 그런 위험과 유혹에 넘어지지 않기 위해선 가던 길을 멈추고 자기 성찰이 필요합니다. 때문에 예수님께서는 사역 내내 외딴 곳, 한적한 곳을 찾아 하느님께 기도하셨습니다. 정중동(靜中動) 동중정(動中靜)의 지혜, 곧 정지해 있는 것을 정복하려면, 움직여야 하고, 움직이는 것을 이기려면, 정지해 있어야 하듯, 흐르는 물에는 자기의 얼굴을 볼 수 없듯이, 엎어지고 넘어졌을 때(정지해 있을 때) 과거의 자기를 보고(정중동) 움직여 행할 때 뜻을 이루는 '정중동 동중정'은 지금 여기서(Just, Here)를 살게 하는 지혜이듯, 오늘 복음은 바로 이러한 지혜에로 우리를 초대하고 있습니다.

길 진리 생명이신 예수님을 따라 길을 가다가 때때로 길 위에서 길을 잃을 때가 있습니다. 길이신 예수를 잃어버리기도 하고, 길에서 지쳐 쓰러질 때도 있습니다. 사도들은(doing의 삶) 거저 받은 권세를 나누는 사람, 하느님의 사역에 충실한 사람들입니다. 사도로 주님께 오지만, 곧 제자가 됩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따로 한적한 곳으로 가서 함께 좀 쉬자.'고 말씀하십니다. 제자는(being) 존재에 머묾, 하느님의 현존 앞에 머물러야 하는 사람들입니다. 예수님이 초대하는 한적한 곳, 외딴 곳은 외적으로는 산과 들이겠지만, 내적으로는 골방, 숨은 일도 보시는 아버지앞에, 아버지의 사랑 안에 머묾입니다. 다른 표현으로는 허상공상 망상의 생각의 세계로부터 벗어나 마음 속 깊은 심연의 세계가 한적한 곳, 외딴 곳, 곧 골방입니다.

온갖 생각으로 분주한 마르타의 자리에서 말씀을 듣는 마리아의 자리, 생각에서 마음으로, doing에서 being으로, 곧 침잠에 들어가 심연에 머묾, 멈춤, 쉼의 자리, 숨을 회복하는 자리입니다. 생각의 건너편에 있는 한적한 곳, 단순함, 순진함, 모름, 무지, 어둠의 장소입니다. 하느님의 깊은 자궁, 사랑 안에서 처음 마주하게 되는 것은 자신의 어둠, 목자 없는 양’, 참 나를 살지 못하고 이방인, 타인, 너로 살아가는 나, 내 안에 어린양입니다. 약한 나, 온갖 상처투성이의 나, 사랑과 인정과 관심 받지 못하고 외롭게 신음하는 나를 만날 수 있는 곳이 한적한 곳, 외딴 곳, 깊은 심연입니다. 그러나 그 어둠만이 전부가 아닙니다. 더 깊이 침잠 속으로 들어가면, 하느님의 빛, 곧 참된 목자이신 주님의 사랑을 만나게 됩니다. 측은지심으로 눈 마주쳐 주시고, 감싸 안아주시고, 다정한 말로 위로하시는 주님의 극진한 사랑을 발견하게 됩니다. 위로와 지지의 말씀을 통해서 우리가 회복되어 존재감으로 충만하고, 하느님의 현존 안에 머무는 은총으로 다시 활력과 용기를 회복하게 됩니다. 가던 길을 잠시 멈추고 침잠[沈潛]에 들어가 심연(深淵)에서 하느님을 직면함으로 어둠과 그 안에 빛을 만남으로 참 나를 회복하시는 은혜, 쉼을 통해 숨을 회복하는 하느님의 현존체험의 은혜를 누리시길 축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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