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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성을 벗었더니 평화가 보인다

작성일 : 2013-03-09       클릭 : 157     추천 : 0

작성자 미카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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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 전, 친정아버지는 미래의 사위에게 나를 이렇게 소개했다.
“얘는 연한 배야. 성격이 얼마나 나긋나긋하고 상냥한지 힘주어 씹을 것도 없어. 살살 녹지.”

남편은 연한 배 맛을 기대하며 와지끈 씹었다. 그러나 그 속에 작고 딱딱한 씨들이 있었다. 미안하다는 소리를 절대 하지 않고, 침묵으로 맞서는 고집의 씨앗들이었다. 보다 못한 남편은 나를 가르쳤다.
“여보, 자, 미안하다 말해 봐. 이건 분명 당신이 잘못한 거야. 그 말하기가 그렇게 힘들어? 자, 따라해 봐. 여보, 미안해요.”
그래도 나는 땅만 쳐다보면서 입을 꼭 다물고 버텼다. 결혼 7년 만에 남편은 나를 ‘힐러리 김’이라 불렀다.
고집은 반복적으로 되풀이되었다. 그때마다 남편은 말했다. “여보, 힘들어.”

사춘기 시절, 아버지는 거짓말 한 내게 매를 대셨다. 열 대, 스무 대, 서른 대. 숫자는 계속 올라갔지만, 나는 끝내 잘못했다는 말을 하지 않았다. 그 고집스러운 자아가 한 가정의 아내라는 역할 속에서도 여전히 시퍼렇게 살아 있었다.
그것은 죄의 결과였다(창 3:16). 그리고 죄성이었다. 죄의 반복적인 패턴을 벗어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이 시작되었다.
“당신을 그렇게 보내 놓고 집에 돌아와 통곡을 했지요. 이 육신의 장막이 벗어져야만 나의 고집스러움이 치료될까, 얼마나 더 가혹한 아픔을 겪어야 이 완고함이 변화할까, 어린 시절 상처는 평생의 굴레로 영원히 남아 있어야만 하는가, 정말 치유는 불가능한가, 하나님을 향해 절규했지요….”

이제 남편은 나를 ‘행복 샐러드’라 부른다. 샐러드 볼은 고집스럽게 한 가지만 제작해 내는 용광로와 다르다.
여럿이 섞여도 재료 본연의 맛을 잃지 않는다. 어떤 상황에서도 향긋, 상큼, 새콤한 행복을 만들어낼 줄 안다.
이제 남편의 한 마디면 끝난다. “어허!”
고집의 죄성을 벗고 보니 평화가 보인다. 주께서 벌을 돌이키지 아니하시기 전에 내가 먼저 돌이켜서다. 천만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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