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비범(非凡)함은 평범(平凡)함 속에 있다.(마태20:20-23)
작성일 : 2018-05-07       클릭 : 200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부활6주간 월요일 <1요한 1:5-10 / 마태 20:20-23>

 

비범(非凡)함은 평범(平凡)함 속에 있다.

 

사서삼경 중 하나인 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人之为道而远人,不可以为道。 이 말은 도를 위한다고(행한다고) 하면서 사람을 멀리한다면, 그것은 도를 위하는(행하는) 것이 아니다라는 뜻입니다. 다시 말해 올바름 이란 사람들과 일상생활 속에서 나타나야 진정한 올바름이라는 것입니다.

오늘 들은 독서 요한의 첫째 편지에서 요한은 영지주의자들의 영적 교만에 맞서서 하느님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강조하고 있습니다. 초대교회 시기 사람들은 영지주의로 인해 심한 정신적 혼란을 겪고 있었습니다. 영지주의란 세상과 육체를 천상과 영혼의 그림자에 불과하다는 사상입니다. 이들은 사람들이 하느님의 빛을 깨달으면 세상과 육체에서 자유로워지기 때문에 일상의 일들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아도 된다고 가르쳤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런 주장을 하는 교회가 있는데, 이들은 성도들이 이미 구원받았기 때문에 어떤 행동을 해도 더 이상 죄스러울 것이 없다고 가르칩니다. 요한의 편지를 쓴 저자는 이러한 거짓구원을 반박하면서 형제자매인 타인을 사랑하지 않고서 하느님을 결코 사랑할 수 없다고 주장하였습니다. 다시 말해 영지주의는 언뜻 듣기에는 마치 우리를 천사가 된 것처럼 현혹시키지만 유한한 인간의 현실, 죄에 빠지기 쉬운 인간의 나약함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하느님 사랑과 이웃사랑의 가치를 실천해야 한다고 가르치고 있습니다.  

사실, 믿는 사람들 중에 적지않은 이들은 신앙의 진리에 대하여 뭔가 특별한 것이 있을 거라는 막연한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러한 진리를 설파하거나 그러한 직책을 가진 사람들을 보통 사람과는 구별된 특수한 자로 여기는 것 같습니다. 오늘 복음에서도 이런 모습이 나타납니다. 예수님의 제자인 제베대오의 두 아들이 어머니와 함께 와서 예수께 주님의 나라가 서면 저의 이 두 아들을 하나는 주님의 오른편에, 하나는 왼편에 앉게 해 달고부탁합니다. 다른 제자들보다 더 높은 직위와 영광을 달라는 거지요. 예수님의 일행이 예루살렘에 도착할 날이 다가올 수록 어머니와 두 아들의 기대감도 커져갔고 다른 사람보다 먼저 좋은 자리를 차지하고 싶은 조바심이 난 것 같습니다. 예수님이 내가 마시게 될 잔을 너희도 마실 수 있냐고 물으셨지만, 그들은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게 생각하지 않은 것 같습니다. 이들은 예수님이 말씀한 의 진정한 의미를 아직 깨닫지 못했던 것입니다. 어쩌면 예수님을 믿고 따르고 있는 우리도 이 제자들과 그들의 어머니처럼 남들과 비교하면서 비범한 그 무엇을 찾고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그 비범함이란 바로 평범함 속에 있다는 사실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의 일상에서 일어나는 평범함을 외면하고 어떤 특별한 것, 비범한 것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이것이 참 진리이자, 참된 道입니다.  

영지주의자들과 제베대오의 두 아들과 그 어머니는 바로 이 점을 도외시했습니다. 그들에게 하느님은 뭔가 특별한 분, 살과 피로 이루어진 우리 세상과 뭔가 다른 순수한 영적이고 권능하신 존재시기에 그 분을 닮으려면 우리도 천사처럼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는 살과 피가 되신 예수님을 주님으로 믿는 종교입니다. 예수님은 평범한 인간이 되신 하느님이시며, 평범한 일상 속에서 하느님의 사랑을 실천하신 분이십니다. 그러므로 우리도 이러한 예수님이 실천한 그 사랑의 길을 실천할 때만이 구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것이 평범함 속에 있는 비범함입니다. 예수님이 말씀하신 이란 바로 우리 각자가 살면서 겪어야 할 다양한 고난의 일상을 의미합니다. 그것을 외면하고 뭔가 다른 비범한 경지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이러한 일상의 삶속에서 자주 자신의 약함에 직면하고 종종 잘못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이것이 우리의 현실입니다. 구원은 바로 이 현실을 직시하고, 인정하고, 회개함으로써 출발합니다. 이 현실을 부정하고 천사가 될 수도, 예수님 옆에 앉는 영광을 누릴 수도 없습니다.

친애하는 교우 여러분!

예수님께 당신의 옆자리에 앉게 해 달라고 하기 이전에, 또는 영지주의자들이 천사처럼 이미 구원받았다고 자랑하는 것을 부러워하기 이전에, 우리는 평범한 일상 속에서 유혹과 걸림돌에 넘어지고 있는 자신의 현실을 인정하고 하느님께 도우심을 간구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면 하느님의 자비와 사랑이 우리를 일으켜 세워 주실 것입니다. 그럴 때만이 우리는 다시 일상이라는 평범한 속에서 하느님 사랑이라는 그 비범한 길을 겸손하게 걸어갈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이 참된 진리이고, 道에 도달하는 길입니다.

오늘 이 시간을 통해 주님께서 나약한 우리를 끌어 안아 주시고, 힘을 주셔서 평범한 일상 속에서 당신이 마시신 그 을 우리도 마실 수 있는 비범한 용기를 주시길 기도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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