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순명에 대하여(마태3:13-17)
작성일 : 2020-01-12       클릭 : 424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2020112

 

오늘의 말씀: “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

 

 

오늘의 묵상: 순명(順命)에 대하여

영국 대사관 정문을 보면서 덕수궁 돌담길을 걸을 때, 베이지색 타일로 된 길쭉한 건물이 마치 성벽처럼 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김수근과 함께 한국 현대건축설계의 양대 거장인 김중업의 설계로 만들어진 이 건물의 이름은 성공회빌딩혹은 세실빌딩이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정식 명칭은 성공회회관입니다. 이 건물은 서울시 미래유산 건축물로 지정된 정동의 대표적인 현대건축물 중 하나입니다.

1976년 완공된 이 건물 정초석에는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말씀이 새겨져 있습니다. 이 구호는 신교와 구교 모두 매우 중요시 여기는 그리스도교 영성의 핵심가치라고 할 수 있습니다. 신교에서는 캘빈이 이 말씀을 아주 중요시 여겼고, 구교에서는 예수회라는 수도회의 모토이기도 합니다.

저는 이 말씀이 그리스도교 순명의 최종목표를 가장 잘 표현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 말만큼 오용된 것은 없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의미가 뭔지 다들 생각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오늘 복음을 묵상하며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 간 대화를 떠올려 봅니다. 두 분 다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혼신의 힘을 다하고 계셨습니다. 세례자 요한은 요르단 강에서 세례운동을 벌이고 있었고, 예수님은 40일 동안 광야에서 기도를 마치시고 바야흐로 공생활을 시작하시려고 합니다. 뛰어난 영성을 지닌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세례요청에 이치에 맞지 않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수님께서는우리가 이렇게 해야 하느님께서 원하시는 모든 일이 이루어진다고 하십니다. 세례자 요한은 예수님의 의견을 받아들이고, 마침내 세례를 마치자 하늘이 열리고 하느님의 임재가 발현되어집니다.

오늘날 어지러운 한국교회를 생각해 봅니다. 사목자들은 성도들에게 주님의 종인 당신들의 뜻을 따르라고 하고, 반대로 성도들은 목회자에게 다수의 뜻을 따라야 한다고 맞섭니다. 모두가 하느님의 영광을 위하여라는 모토를 들먹이면서 말입니다.

세례자 요한과 예수님처럼 한국교회의 성직자들과 신도들도 그러하길 기도해 봅니다. 그럴 때만이 주님의 영광이 오롯이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오늘의 기도: 나의 욕심을 내려놓고 당신의 영광만이 오롯이 드러나게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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