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때 (마르 1:14-20)
작성일 : 2018-01-08       클릭 : 240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나해 연중 1 주간 월요일(사무엘 상 1:1-8 / 시편 116:11-15 / 마르 1:14-20)

 

우리말에 라는 단어가 있습니다. 이 말은 어떠한 시기 혹은 기간이라는 뜻도 있고, 적절한 혹은 적합한 시간이라는 뜻도 있습니다. 예컨대, “When I was young(내가 젊었을 때)”에서 란 전자의 의미이고, “There is a right time for everything(모든 것에는 다 때가 있다)”란 후자의 의미라고 하겠습니다.

우리 인생에는 이 두가지 종류의 가 있습니다. 오늘 들은 독서 사무엘 상권을 보면 엘카나는 두 명의 아내가 있었는데, 그 중 한나는 자식이 없어서 자식이 있는 브닌나에게 멸시를 당했습니다. 고대사회에서 여인에게 자식이 없다는 것은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엄청난 불이익과 무시를 당하게 됩니다. 심지어 소박을 맞고 쫓겨날 정도로 존재자체의 위협이 되기도 합니다. 남편 엘카나가 아무리 아내 한나를 사랑하고 위로해 준다고 한들 이러한 구조적인 모순을 극복하기 어려웠습니다. 참으로 한나에게 고통스러운 시기요, 괴로운 때라고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시편 11611절은 이러한 고통의 때를 너무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고통이 하도 심할 때에는 사람은 모두 거짓말쟁이다.’하고 말하기도 하였다.”

한나와 시편저자처럼 우리는 모두 실존적으로 고통스런 를 겪었고, 겪고 있고, 겪을 지도 모릅니다. 사람들로부터 배신당하고, 외면당하고, 잊혀지고 그래서 이 고통에 대해 하소연하고 구해 달라고 하느님께 애원해 보지만 만일 하느님이 아무런 대답도, 어떠한 위로도 없으시다면 여러분은 어떻게 하십니까? 저 역시 이러한 때를 당하면 인내(忍耐)’, ‘인고(忍苦)’라는 말 외에는 달리 견뎌낼 뾰족한 길이 없었습니다. 그저 매서운 비바람을 맞으며 걸었을 뿐입니다.

그러나 는 어떠한 기간만을 뜻하는 고정된 시간에만 국한되지 않습니다. 전환의 시간, 변화의 분기점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그 때를 감지할 때도 있고, 어떤 경우에는 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다가 갑자기 맞이할 경우도 있습니다. 오늘 복음은 바로 그 때를 언급하고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 115절은 이렇게 말하고 있습니다: “때가 다 되어 하느님의 나라가 다가 왔다. 회개하고 이 복음을 믿어라.”

우리가 그 끝을 알 수 없는 고통과 절망 속에 있을 때 그래서 하느님께 매달려 봐도 응답 받지 못할 때라도 하느님은 우리가 모르지만 그 변화의 때를 예비해 두십니다. 그리고 때가 다 되었다, 때가 다 찼다고 선언해 주십니다. 회개란 어쩌면 하느님의 이 선언을 듣고 절망의 동굴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회개란 달리 표현하면 응답인 것입니다. 오늘 복음에서 우리는 네 명의 어부-시몬, 안드레, 야고보 그리고 요한의 회개와 응답을 들었습니다. 예수님께서 나를 따라 오라. 내가 너희를 사람 낚는 어부가 되게 하겠다(마르1: 17)”고 말씀하시자 그 부르심에 응답한 것입니다. 이 응답은 그들 인생에 있어서 엄청난 전환의 순간이요, 변화의 때였습니다. 이 때를 계기로 그들의 삶은 완전히 바뀌게 되었습니다. ‘는 이처럼 우리 인생의 길을 전혀 다른 차원으로 인도하기도 합니다.

사랑하는 교우 여러분!

여러분은 지금 어떤에 있습니까? 한나와 시편저자처럼 힘들고 어려운 시기를 보내시고 계십니까? 아니면 예수님의 부르심을 받은 4명의 어부들처럼 변화와 전환의 때에 서 계십니까? 만일 전자라면 힘들더라도 하느님께서 주실 그 때를 기다리며 인내의 은총을 간구하며 이겨내 시길 바랍니다. 그런데 만약 후자라면 그것이 진정 하느님의 부르심 인지 아니면 여러분 욕망에서 나오는 건지 하느님께 기도하면서 분별의 은총을 간구하시길 바랍니다. 그러나 그 어느 것이 되든지 우리 신앙인이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느님은 임마누엘이시다,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다(마태 1:23)”라는 믿음입니다. 임마누엘을 믿을 때 하느님은 우리가 고통 중에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곁을 떠날 지라도 함께 계실 것이며, 우리가 기쁨 중에 있을 때 함께 기뻐해 주실 것이며, 변화와 선택의 때에 올바른 길로 불러 주시고 인도해 주실 것입니다.

모든 의 주관자이신 임마누엘 주님의 이름으로 말씀드렸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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