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래 신부 칼럼  
 

자신의 내면에 있는 들보를 볼 수 있는 용기(마태7:1-5)
작성일 : 2018-06-25       클릭 : 204     추천 : 0

작성자 베드로  

2018 6 25

 

오늘의 말씀: “제 눈 속에 들어있는 들보는 깨닫지 못하느냐?”

 

오늘의 묵상: 자신의 내면에 있는 들보를 볼 수 있는 용기

 

 

젊은 시절 저는 영신수련이라는 피정을 한 적이 있습니다. 한 달간 철저한 침묵속에서 영적 지도자로부터 개인지도를 받으며 진행하는 실로 엄격한 영적 훈련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제 자신의 내면을 향하여 점점 깊이 들어가며 기도하였습니다. 그런데 불현듯 이런저런 변명과 자기합리화로 완강하게 저항하는 제 안의 들보들을 발견하고 굉장히 당황해 하며 어찌할 바를 몰랐습니다. 마치 항해 중인 배가 물 속에 잠겨 있는 거대한 빙산의 존재를 발견한 후 느끼는 당혹스러움이라 고나 할까요? 그때 저는 제 들보의 뿌리와 어두움을 적당히 덮고 싶은 강한 유혹에 시달렸습니다. 왜냐하면 그것은 고통스럽고 회피하고 싶은 저의 또 다른 모습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것을 내버려두고 주님께로 가는 다른 우회로를 찾았습니다. 그러다가 어느덧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고 그들을 판단하고 있는 제 자신을 발견했습니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면서 나는 그들보다 의롭고 그러기에 내 들보는 가볍고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고 제 자신을 정당화하고 합리화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그렇지만, 영신수련 기간 동안 묵상과 기도훈련으로 매우 예민해질 대로 예민해진 저의 양심은 이러한 저의 변명을 용납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주님이 훈련시킨 제 양심은 제 자신의 들보를 외면하거나 포장하지 말고 있는 그대로 보도록 끊임없이 초대하였습니다.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 사건과 부활의 신비를 기도하면서 이러한 저의 어두움, 변명 그리고 남을 행해 둘러대는 저의 비겁함이 마침내 여지없이 무너지고 하느님의 의로움과 자비하심을 체험하게 되었습니다.

오늘 복음에서 주님은 제 눈 속에 있는 들보도 보지 못하면서 어떻게 형제에게 네 눈의 티를 빼내어 주겠다하겠느냐?”라고 말씀하십니다. 어쩌면 우리는 자기를 있는 그대로 대면하기가 곤혹스럽고 어렵기 때문에 남을 평가하고 판단하는 쉬운 길을 택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나의 들보, 나의 어두움을 보지 못한다면 나는 결국 내가 판단하고 단죄했던 남들의 잘못을 그대로 답습하게 되는 어리석음에 빠진다고 생각합니다.

오래 전 피정 때 제 자신의 들보를 접했을 때 반응했던 저의 모습, 그리고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묵상하며 깨달았던 주님의 의로움과 사랑을 다시 생각합니다. 오늘도 제 자신의 얄팍한 기준이 아닌 주님의 의로움과 사랑으로 상대방을 대하고 판단해 달라고 기도해 봅니다.  

         

오늘의 기도: “내 내면의 어두움을 정직하게 볼 수 있는 용기를 허락 하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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