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월 9일 금요일 : 요한 6:52-59 유다인들이 이 말씀을 듣고 “이 사람이 어떻게 자기 살을 우리에게 먹으라고 내어줄 수 있단 말인가?” 하며 서로 따졌다. 예수께서는 다시 이렇게 말씀하셨다. “정말 잘 들어두어라. 만일 너희가 사람의 아들의 살과 피를 먹고 마시지 않으면 너희 안에 생명을 간직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영원한 생명을 누릴 것이며 내가 마지막 날에 그를 살릴 것이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며 내 피는 참된 음료이기 때문이다.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살아 계신 아버지께서 나를 보내셨고 내가 아버지의 힘으로 사는 것과 같이 나를 먹는 사람도 나의 힘으로 살 것이다.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온 빵이다. 이 빵은 너희의 조상들이 먹고도 결국 죽어간 그런 빵이 아니다. 이 빵을 먹는 사람은 영원히 살 것이다.” 이것은 예수께서 가파르나움 회당에서 가르치실 때 하신 말씀이다. ■ 오늘의 말씀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 ■ 오늘의 묵상 : 사료를 먹는 것과 식사하는 것 몇 년전 먹는 것에 대한 철학적 성찰을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본 적이 있습니다. 강연자는 현대 독일철학자 발터 벤야민의 관점을 소개하면서 먹는다는 것에 대하여 설명했습니다. 독일 철학자 발터 벤야민에 따르면, 다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며 음식을 함께 먹는 것은 식사이지만, 한끼 식사를 때우는식으로 혼자 음식을 먹는 것은 사료나 다름없다고 합니다. 그러므로 식사한다는 것은 사랑한다는 것과 동의어라고 하겠습니다. 오늘 복음 중 “내 살을 먹고 내 피를 마시는 사람은 내 안에서 살고 나도 그 안에서 산다.”는 예수님의 말씀을 가지고 묵상할 때, 저는 발터 벤야민의 통찰이 떠올랐습니다.우리가 일상생활에서 부모님 혹은 배우자가 정성스럽게 차려준 음식을 먹을 때 거기에는 상대방의 사랑이 담겨있고, 또한 식사할 때 우리는 단지 음식이라는 물질을 섭취하는 것을 포함하여 상대방의 사랑을 먹고, 상대방과 사랑을 교감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우리가 예수님의 몸과 피를 영한다는 것은 그저 관념적이고 교리적인 학설을 믿는 것을 넘어 나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는 예수 그리스도의 지극한 사랑을 내 안으로 받아들이는 신비로운 차원임을 느껴봅니다. 만일 그러한 신비가 없다면 우리는 그저 면병과 포도주라는 물질을 사료처럼 먹는 것이겠죠. 그럴 때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살아내지 못할 거라고 생각해 봅니다. ■ 오늘의 기도 “나를 위해 자신을 내어주신 주님, 당신을 영할 때 당신의 사랑을 영하는 것임을 잊지 말게 하소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