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 성직자, 틀린 것일까 다른 것일까?
작성일 : 2013-12-07       클릭 : 512     추천 : 0

작성자 홀리로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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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스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한 장면. 교회에서 미사를 집전하고 있는 로빈슨 주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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램버스 회의는 전 세계 성공회 신부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주교 총회다. 매 10년마다 성공회의 탄생지인 영국 캔터베리 대성당에서 열린다. 하지만 2003년 미국 뉴햄프셔 성공회에서 정식 주교로 서품된 진 로빈슨 주교는 초대받지 못한다. 동성애자라는 이유에서다. 영국에 도착은 했지만 총회장에 발을 들여 놓을 수는 없다. 그의 얼굴은 전단에 인쇄돼 경비원들에게 전달된 상태였다. 주교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주교는 그저 회의장 바깥을 맴돌 수밖에 없는 처지다.

램버스 회의 기간 중에는 그를 주일 설교에 초빙하는 것조차 금지된다. 그러나 용감한 교회 한 곳이 로빈슨 주교를 초빙했고, 그는 예배에 참석해 설교를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설교 시작 직후 그는 충격을 받고 만다. 한 젊은 신자가 그를 거세게 비난하며 밖으로 나갔기 때문이다. "사랑의 반대말은 두려움"이라는 설교 첫 마디에 돌아온 것은 "당신은 사탄"이라는 비난과 "회개하라"는 외침이었다.

주교회의에 초청받지 못한 로빈슨 주교

다큐멘터리 영화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11월 14일 개봉)은 이렇듯 험난한 과정을 겪으며 성직자의 길을 걷고 있는 동성애자 신부 로빈스 주교의 모습을 담은 영화다. 이른바 '왕따' 주교가 된 한 사제의 모습이 그려져 있지만 동성애 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관찰하고 여러 편견과 문제제기에 대해 적극적으로 답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무게감이 느껴지는 작품이다.

로빈슨 주교는 매우 독특한 인물이다. 동성애자라는 부분도 그렇지만 세계 기독교 역사상 최초로 스스로 자신의 성정체성을 공개한 사제이기 때문이다. 동성애자를 부정적으로 보는 시선이 많다보니 단지 동성애자라는 이유만으로 보수적인 교회들에서는 그를 죄악시하기도 한다.

사실 그의 주교 서품 자체가 전 세계 기독교를 충격에 빠뜨린 사건이기도 했다. 이 때문에 살해 위협이 이어지고 있고 로빈슨 주교는 늘 방탄조끼를 입고 다녀야 하는 신세가 됐다. 그가 2009년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에 기도하던 날, 그를 살해하려는 시도가 실제로 적발되기도 했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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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스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의 한 장면. 로빈슨 주교와 그의 배우자 마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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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그가 젊은 시절부터 동성애자임을 자각하고 산 것은 아니었다. 뒤늦게 자신의 성정체성을 인정하게 되면서 지금의 배우자인 마크를 만났고 함께 살고 있다. 이혼한 그에게는 두 딸이 있는데, 오히려 딸들은 아빠의 동성 배우자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 마크가 어린 시절부터 또 하나의 아빠 같은 존재였기에 자라오면서 다른 가정들과 별다른 차이를 느끼지 못했기 때문이다.  

종교적 관점에서 동성애는 '다른 것이 아닌 틀린 것'으로 규정된다. 비단 기독교만이 아닌 유대교나 이슬람교 등 역시도 동성애에 대해서는 크나큰 죄로 규정하고 있다. 성경이나 코란의 율법에서 금기시되는 행위로 명시돼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모든 동성애자들 종교에서 배척당하고 죄악을 저지르고 있는 사람으로 낙인찍혀 비난만 받아야할까?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로빈슨 주교의 생활을 따라가며 이런 의문을 던진다. 종교적인 문제와 함께 인권 문제와도 연관돼 있어서다.

로빈슨 주교를 따라가던 다큐 카메라의 초점은 미국 성공회 내의 논쟁에 맞춰진다. 동성애자 주교가 허용된 상태에서 동성애자들의 동성결혼식을 성공회 교회에서 할 수 있도록 할 것이냐 아니면 하지 못하게 할 것이냐를 놓고 격론이 벌어진다. 미국 성공회가 총회에서 투표를 통해 이를 결정하기로 하면서 찬반대립은 격화된다. 신자들과 대의원들의 투표를 통해 결정되는 동성애 결혼식 허용 문제. 과연 미국 성공회는 어떤 선택을 하게 될까?

동성애는 '잘못된 것'이 아닌 '다른 것'일 뿐 

90년대 개봉됐던 영화 <래리 플린트>는 미국의 대표적 도색잡지를 만든 '래리 플린트'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의 핵심은 '표현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다.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 역시 동성애자 신부를 주인공으로 하고 있지만, 핵심은 '개인의 양심과 선택의 자유가 존중받아야 된다'는 부분에 맞춰져 있다.

영화는 진지하게 동성애 문제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대다수가 '틀리고 잘못된 것'이라 생각하는 사안에 대해 성소수자들은 그저 '다를 뿐'이라고 절규한다. 스스로의 성적인 정체성을 공개하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이 영화의 가장 핵심적인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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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빈스 주교의 두 가지 사랑>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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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동성애를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에 대해서도 고민을 안겨준다. 정상 가정이 될 수 없다는 지적에 일반 가정과 다를 바 없이 단란한 생활을 하는 동성애 가족의 모습을 비추면서 정상 가정의 기준이 편견임을 강조한다. 개인 간의 차이를 커다란 죄악처럼 규정하고 있는 것에 항변하는 모습들에서는, 피부의 색깔에 따라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심하게 차별하던 시대가 떠오르기도 한다.

그렇다고 영화가 동성애자 옹호에만 열중하는 것은 아니다.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종교의 역할에 대해서도 질문을 한다. 과연 동성애자들을 종교 울타리 밖으로 쫓아내는 것이 옳은 것인지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다. 소수자들의 다름을 외면하고 교회 밖으로 내몰아야 하는 것이 종교의 가치를 바르게 수호하는 행동일까?

이 물음은 동성애를 부정적 시선으로 바라보는 사회와 사람들에게 던지는 질문이기도 하다. 그렇기 때문에 마지막 부분에 나오는 미국 성공회의 투표 결과는 무겁게 다가온다. 신자들이 눈물로 호소하는 장면이 내내 뇌리에서 잊혀지지 않을 만큼.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은 지난 9월 공개적으로 동성결혼식을 올린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수입했다. 배급사인 '레인보우팩토리'는 이들이 설립한 회사다.

김조광수 감독은 "동성애가 기독교와 대립해야할 사이는 아니다"면서 "일부 기독교계 인사들이 동성애자들에게  '돌에 맞아 죽어야 한다'는 식의 험한 말을 하는 것은 종교의 모습에 어울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김승환 레인보우팩토리 대표는 "동성애를 치유의 대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어, 영화를 수입했다며 <로빈슨 주교의 두 가지 사랑>을 통해 직접 확인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 오마이뉴스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9289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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