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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교구 공동설교 - 가해 연중 21주일 - 전재식(사무엘) 신부
작성일 : 2014-08-26       클릭 : 916     추천 : 0

작성자 홀리로드  
 
“Real Christian(참 신자), Real Church(참 교회)”
 
 
(마태 16:13-20)
전재식 사무엘 신부/천안 부대동교회
 
 
1. 필립보의 카이사리아(Philippi Caesarea):
‘필립보의 카이사리아’는 베드로가 예수님께 신앙을 고백한 도시이다. 당시 유대를 분할 통치하던 분봉왕 ‘필립보’는, 로마 황제 ‘카이사리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도시를 건설하여, 황제의 칭호와 자신의 이름을 나란히 붙여 ‘필립보의 카이사리아’라고 하였다.
 
당시 제국 안에는 황제의 칭호를 붙인 도시로, 지중해변의 카이사리아, 가파도기아의 카이사리아, 빌립보의 카이사리아가 있었다. 도시의 지명에 황제의 칭호를 붙이려면 조건이 맞아야했다. 첫째 황제의 권위에 걸맞게 도시의 위용이 커야했다. 둘째 도시의 중심지에 황제의 신전이 있어야했다. 셋째 도시의 시민들이 황제숭배의 신심이 돈독, 충성심이 강해야했다.
 
필립보의 카이사리아, 이곳도 황제를 숭배하기 위한 거대한 신전이 도시를 압도했고, 시민들은 황제숭배에 열광했으며 충성심으로 불타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우상의 도시에 예수님과 그 일행이 들어가셨고, 그곳에서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물으셨다.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생각하느냐?”(15)
 
2. 베드로의 위기와 신앙:
이는 매우 민감한 질문으로, 목숨을 걸지 않고서는 답할 수 없는 질문이었다. 베드로에게는 위기였다. 그러나 그는 잠시의 망설임도 없이 답했다. “선생님은 살아계신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16)
 
한적한 들판, 외딴 산골에서 속삭인 고백이 아니다. 자신들을 잡으려는 험상한 대중 앞에서의 공개적인 고백이다. 이는 화려한 황궁에서 권세를 누리는 저 힘센 황제가 신의 아들, 구원자(그리스도)가 아니라, 비록 겉은 초라해 보이지만 참사랑으로 영원한 생명을 열어주신 예수님이 신의 아들 구원자라는 것이다.
 
베드로의 고백은, 세월호의 비극이 상징하는 생명과 고통의 문제를 뒤로 제치며, ‘이제는 경제를 살려야 할 때’라면서 어두운 돈의 힘을 부르짖는 ‘물질주의’, 상대를 짓밟고라도 반드시 지배하겠다는 차가운 ‘정복주의’, 이런 ‘황제의 길’을 배격하겠다는 결단이다. 아울러 ‘고통 받는 사람들 앞에서 중립을 지킬 수 없다’는 목자의 삶, 자기 비움으로 섬김과 사랑과 영원을 살아가시는 ‘예수님의 길’을 따르겠다는 결단이다.
 
 
3. 나의 신앙과 결단:
이제 나의 신앙과 결단이 요구된다. “황제의 길인가 예수님의 길인가?” “지배의 삶인가 섬김의 삶인가?”
 
어느 교회가 “우리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전한다.”는 현판을 써 붙이고, 열심히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를 전했다. 그런데 세월이 흘러 담쟁이가 자라면서 ‘십자가에 못 박히신’이란 부분을 덮어버려 ‘우리는 그리스도를 전한다.’는 글만 보였다. 신자들은 여전히 그리스도를 전했지만, 그들이 전한 그리스도는 ‘십자가에 못 박히신 그리스도’가 아니라, ‘모범자 그리스도’ ‘자선가 그리스도’ ‘박애주의자 그리스도’였다. 거기엔 예수님의 보혈, 생명과 구원이 없다. 한편 현판의 담쟁이는 계속 자라가며 아예 “그리스도”란 글마저 가려, “우리는 전한다!”는 글만 보이게 했다. 이제 신자들은 경제, 정치, 인문학 같은 이야기들을 더 즐기며 전해 나갔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듣고 중생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십자가복음’은 중생케 하는 힘이 있어서, ‘황제의 길’을 좇던 이가 ‘예수님의 길’을 좇도록 바꾸어 놓는다.
 
“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십니다.”(16)
이 진실한 믿음이 참 신자(Real Christian)를 만들고, 이 담대한 고백이 참 교회(Real Church)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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